'대장동 의혹' 곽상도 2심 공소장 변경 신청…법원 받아들일까

檢, 아들 통해 50억 수령·업자에 1억 수수 입증…곽 "판례로 반박"
판단 쟁점 '사실관계 동일성'…"원칙상 가능" vs "의견서면 충분"

'대장동 로비 의혹'을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25/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부자를 '대장동 로비 의혹'으로 추가 기소한 검찰이 법원에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보완 수사 과정에서 추가 사실이 드러났고 뇌물수수 액수도 늘어난 만큼 공소사실에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1심 무죄 판결을 뒤집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면 곽 전 의원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맞서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소장 변경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에서 허용된다. 최초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변경된 공소사실이 다를 경우 피고인의 방어권이 침해된다는 이유에서다.

◇ 검찰, 변경 신청서·증거 목록 제출…"사실관계 동일 판단"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지난 22일 곽 전 의원의 항소심 공판을 맡고 있는 서울고법 재판부에 공소장 변경 허가를 신청하고 추가 제출 예정 증거목록을 전달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아들 병채씨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50억원(실수령 25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구체적 주장과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가 건넨 자금이 5000만원이 아닌 1억원이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법리 검토를 통해 기본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판단해 추가 수사로 새롭게 밝혀진 내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검사는 법원 허가를 받아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를 추가·변경할 수 있고, 법원은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허가해야 한다. 항소심도 이같은 규정을 따른다.

검찰은 올해 2월 곽 전 의원 1심 판결 이후 구체적 범죄사실 보강을 위한 수사를 벌여왔다. 이를 토대로 지난달 31일 아들 병채씨 등을 범죄수익은닉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하면서 항소심에도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기존 공소사실과 동일성, 1심 심리 정도를 비교해 공소장 변경 허가 여부를 검토할 전망이다. 결과에 따라 항소심 심리 방향이 좌우될 수 있어 이목이 쏠린다.

남욱 변호사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건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10/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 방어권 침해 우려도…곽상도 "청탁 입증 없는 공소사실"

검찰은 추가 사실관계가 드러나 공소사실이 보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소장 변경은 1심에서 무죄를 받은 곽 전 의원의 방어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곽 전 의원 측은 "애초 공소장에 청탁을 입증할 사실관계가 적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소사실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한다.

법조계에서는 곽 전 의원의 뇌물 등 혐의에 대한 사실관계가 보완적 수준인데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액수가 늘어난 만큼 공소장 변경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본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조계 관계자는 "구성요건 해당성(구체적 사실이 법률로 정한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것) 한도 내에서 정황사실을 추가한 정도로 기초 사실관계 변경이 없다면 원칙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치자금법 혐의 관련) 금액이 늘어나면 적용 법조가 달라져 양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변경할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곽 전 의원에 건네진 자금이 시기만 다를 뿐 하나의 죄(포괄일죄)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편다면 동일성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검찰은 1심에서 곽 전 의원이 청탁 대가로 남욱 변호사로부터 5000만원을 받았다고 했는데, 보완 수사를 통해 5000만원이 두차례 전달돼 총액을 1억원이라고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전달 시점도 변경됐다.

반면 추가된 사실관계는 재판에서 증거로 입증될 일이지 공소장 변경까지 이뤄질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정황 사실이 추가된 정도라면 공소장 변경이 아닌 의견서 제출이나 증거를 제출하는 방법으로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및 자녀 입시비리' 등의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 등 관련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12.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 기초 사실관계 동일성 쟁점…정경심 공소장 변경 불허, 양현석 허가

곽 전 의원 측은 검찰 주장이 효력없다고 본다. 곽 전 의원은 "1심 판결 이후 새로운 사실관계 추가를 위해 작성된 조서는 증거능력이 없다는 판례를 제시해 사실 왜곡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판단할 때 기존 공소사실과 동일하지 않다고 판단해 허가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검찰은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교수 사건에서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로 정 교수를 9월 기소한 뒤 12월 추가기소하면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당시 재판부는 "범행일시와 장소 등이 모두 변경됐다"며 변경을 허가하지 않았다. 첫 기소 당시 검찰은 표창장 위조 시점을 2012년 9월7일이라고 적시했지만 추가 기소 건에는 2013년 6월로 변경했다.

반면 법원은 소속 가수의 마약 수사를 무마하려 제보자를 협박한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의 항소심에서 "예비적 공소사실로 면담강요죄를 추가하겠다"는 주장을 받아들인 전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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