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인사 '돈봉투·백현동' 연속성 최우선…한동훈 '尹의 오른팔' 재확인

주요수사 마무리 중앙지검장 유임…신봉수 대북송금 수사 이어받아
대검 부장들 전원 물갈이, 법무부 1명만…"韓 입김 더 센 듯"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수원고등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10.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임세원 박승주 기자 = 지난 4일 단행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산적한 중요 수사들의 연속성이 최우선으로 고려됐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송경호(53·사법연수원 29기)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한 것은 민주당 돈봉투 사건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 수사 마무리를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고검장 승진으로 공석이 된 수원지검장에 특별수사를 총괄했던 신봉수(53·29기)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을 보낸 것 역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수사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대검 부장들은 전원 교체돼 물갈이가 된 반면 법무부는 법무실장 1명만 교체돼 이원석 총장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입김이 더 반영된 인사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또 '윤석열 라인'을 요직에 대거 배치시키는 지난해 인사 패턴이 그대로 유지됐다는 비판도 동시에 제기된다.

◇주요 사건 마무리 단계 중앙지검…예상됐던 송경호 유임

이번 인사로 승진하거나 자리를 옮기는 고위급 간부는 총 40명이다.

먼저 장기간 공석이던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심우정(52·사법연수원 26기) 인천지검장이 임명됐다. 주요 현안 수사를 맡고 있던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됐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하는 수원지검장에는 신봉수 대검 반부패부장이 임명됐다.

송 지검장 유임은 예상됐던 인사다. 위례·대장동 의혹 사건은 마무리 됐지만,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사건과 이 대표가 연루된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 등 굵직한 사건들 수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수장에는 검찰의 특별수사를 총괄한 신봉수 반부패부장이 적임자라는 평이다.

한 부장검사는 "신 검사장이 반부패부장으로서 그 사건을 보고받고 제일 잘 아는 참모"라며 "주요 사건을 맡은 검찰청의 경우 업무 처리의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한 인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검찰 '2인자'인 대검 차장검사에 보임된 심 인천지검장은 총장보다 한 기수 높은 선배이지만, 업무 능력과 인품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한 인사였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9.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참모 다 갈린 대검 vs '윤석열 라인' 대거 남긴 법무부

검찰총장의 참모들인 대검 부장들은 전원 물갈이 된 반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끄는 법무부의 경우 소폭 인사에 그쳤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대검 기획조정부장은 성상헌(50·30기)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가, 형사부장은 박세현(48·29기) 서울고검 형사부장이, 마약·조직범죄부장은 박영빈(54·30기) 인천지검 1차장검사가 맡는다.

공공수사부장과 공판송무부장, 과학수사부장은 각각 박기동(51·30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정유미(51·30기) 천안지청장, 박현준(52·30기) 창원지검 차장검사가 임명됐다. 외부 공모직인 대검 감찰부장을 제외한 6곳의 대검 부장이 모두 바뀐 것이다.

반면 법무부는 김석우(51·27기) 법무부 법무실장이 법무연수원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후임으로 구상엽(49·30기)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가 이동하는 소폭 인사에 그쳤다. 신자용(51·28기) 검찰국장과 권순정(49·29기) 기획조정실장은 유임됐다.

또 다른 부장검사는 "법무부는 철저히 자기들이 지켰던 그 진용을 그대로 유지를 한 반면, 대검은 부장들이 싹 다 교체됐다"며 "대검 차장검사까지 총장보다 높은 기수 선배가 왔기 때문에 총장 마음이 그리 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도 "한 장관의 입지가 높아졌다는 말은 외부 공격을 더 많이 받아 위태로워질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한 장관 입장에서 더 이상 신경을 안 쓰고 지금 체제 그대로 안정적으로 가는 것을 바랄 텐데, 이번 인사에서 그런 점이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 장관 입김이 이 총장보다 더 세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양석조 남부지검장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2023.5.23/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尹사단' 약진 올해도…'상갓집 항명' 양석조 반부패부장에

올해 인사에서도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됐던 검사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발탁된 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은 2020년 심재철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무혐의 처리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자 "당신이 검사냐"고 항의한 이른바 '상갓집 항명' 사건의 주인공이다.

신봉수 신임 수원지검장은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사건 수사만 놓고 보면 최고의 카드다. 이미 사건을 다 꿰고 있어서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연루된 '다스(DAS) 의혹'과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을 수사했으며 윤 대통령 취임 후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발탁된 대표적인 '윤석열 사단'이다.

대검 공판송무부장으로 임명된 정유미 천안지청장은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국면에서 추 전 장관과 지휘부를 강하게 비판했었다. 박기동 신임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합류했었던 인연이 있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대통령과 친소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약진한 점을 볼 때 대통령의 의중이 상당히 반영된 인사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ho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