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시간에도 수시로 일한 고시원 총무…대법 "근로시간 해당"
1·2심 "하루 4.1시간 근무"…180여만원만 인정
대법 "업무성격·방식, 대기시간 등 다시 따져야"
- 박승주 기자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관리자와 입주민의 요구로 휴식시간에 관리 업무를 수행한 고시원 총무에 대해 대법원이 해당 휴식시간도 근로시간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고시원 총무 A씨가 고시원 운영자 B씨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환송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서울 성동구의 한 고시원에서 2013년 8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총무로 근무했다. A씨는 숙소 제공과 함께 매월 70만원의 임금과 5만원의 식비를 받았다. 퇴직 때는 위로금 명목으로 70만원을 추가로 받았다.
퇴직 후 A씨는 "하루 13시간씩 근무하면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았으므로 지급하지 않은 임금과 퇴직금을 받아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B씨는 A씨가 근로자가 아니고 근무한 시간도 하루 1~2시간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월 75만원의 임금과 함께 고시원방(월 사용료 40만원 상당)을 제공했으므로 최저임금에 미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심은 근로감독관의 근로시간 산정내역을 그대로 인용해 A씨의 근로시간을 월 124시간(주휴 포함), 하루 근무시간 약 4.1시간으로 봤다.
월 임금 70만원을 124시간으로 나눠 시간당 임금을 약 5645원으로 책정했다. 이를 토대로 2013~2015년 시간당 최저임금(4860~5580원)에는 미달하지 않지만 2016년 최저임금(6030원)에는 미달한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2016년 최저임금 미달액 40여만원과 미지급 퇴직금 14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밀린 임금과 퇴직금 5800여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180여만원만 인정된 셈이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했다. A씨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고시원 사무실에서 입실문의 응대, 입주자 민원 처리, B씨의 지시업무 수행을 위해 항시 대기하고 있다가 이를 수행했다"며 "13시간이 근로시간으로 산정돼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러나 2심의 판단도 같았다. 2심 재판부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A씨가 B씨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2심 재판부는 △특별히 정해진 근로시간이 없고 외부 방해 없이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점 △B씨가 고시원 사무실만을 근무장소로 특정하지 않은 점 △A씨가 사무실에 늘 대기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 점 등을 판단에 고려했다.
반면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13시간 전부를 A씨의 근로시간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업무를 수행했던 휴식시간도 근로시간에 포함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A씨는 고시원에 상주하면서 사무실 개방시간은 물론 그 외의 휴식시간에도 B씨나 입주민이 요구하는 경우 수시로 고시원 관리 업무에 투입됐다"며 "A씨가 유급으로 처리되는 주휴를 별도로 부여받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맡은 업무의 성격이나 방식, 매일(매월) 평균적 투입 시간, 실질적 휴식의 방해 시간, 사용자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근로시간을 구체적으로 산정해야 한다"며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par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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