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영업비밀유출 합의금, 지적재산 사용료 아냐…부과세 부과 위법"

"지적재산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금 성격"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서울행정법원 자료사진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영업비밀이 유출된 회사가 받은 민·형사상 합의금을 지적재산 사용료로 봐 부가가치세를 부과한 국세청 처분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종합 화학업체 A회사의 자회사인 B사가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30억원의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B회사에서 15년 동안 태양광사업부에 근무하던 양모씨는 지난 2012년 K회사로 이직했다. 이 과정에서 양씨는 B회사가 갖고 있던 실리콘 제품 제조 관련한 영업비밀을 K사로 유출했다.

A사는 수사시관에 양씨와 K사를 고발했고, 수사가 시작되자 A사는 K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K회사는 A사와 B회사에 각각 1700만 달러씩 지급하기로 합의하면서 분쟁은 일단락됐다.

그런데 K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한 서울지방국세청은 K사가 B사에 지급한 합의금을 지적재산 사용에 따른 사용료로 판단, B사에 30억원의 부가가치세를 부과했다. B사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B사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B회사가 받은 합의금은 지적재산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금 성격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며 "합의금은 실제로 합의 이전에 발생한 영업비밀 등 침해행위로부터 K회사와 그 임직원들의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 지급된 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합의서에 일정 기간 동안 K사가 영업비밀을 적용한 제품을 제조·판매한 행위에 대해 소송 등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은 K사가 기왕 취득한 영업비밀을 이용해 제품을 제조하는 것을 B사가 문제삼지 않기로 한 데 따른 일련의 조치에 불과하다"며 합의금이 향후 지적재산 사용료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