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규모 아이스크림 담합' 빙그레·롯데·해태 임원들 무더기 기소

소매점 안뺏기 '신사협정'…정찰제·행사제한 짬짜미
검찰, 담합사건 이례적 개인 기소로 '예방효과' 기대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시민이 아이스크림을 구매하고 있다. 2021.7.2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검찰이 빙과업계 '빅4' 업체의 법인과 임원들을 아이스크림 담합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소매점을 대상으로 한 지원율과 침탈금지, 편의점 행사제한에 합의하고 가격 인상과 정찰제 실시 등을 담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빙그레 법인 및 빙그레 시판사업담당 A상무, 롯데푸드 빙과부문장 B씨, 롯데제과 빙과제빵 영업본부장 C씨 및 해태제과 영업담당이사 D씨를 공정거래법 위반과 입찰방해 혐의로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빙과업체 빅4는 2016년 2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아이스크림 판매·납품 가격 및 영업경쟁 금지 등을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적발된 4개 업체 중 롯데푸드는 롯데제과에 합병된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앞서 2월 시장점유율이 85%에 달하는 5개 빙과업체의 담합을 적발해 과징금 1350억원을 부과하며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범죄전력이 있는 2개 법인만 고발했지만 검찰은 보강수사를 거쳐 담합에서 핵심 역할을 한 임원들을 특정해 기소했다.

검찰이 담합 사건에서 법인이 아닌 법인소속 개인을 기소한 것은 이례적이다. 고발 사건에 한정해 처벌할 수 있는 공정위 전속고발권에 따라 검찰은 빙그레와 롯데푸드 임원들에 대한 고발을 공정위에 추가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경쟁사가 거래 중인 소매점을 자신의 거래처로 전환하려는 영업을 하지 않는 '소매점 침탈 금지'와 소매점이나 대리점에 할인해 공급하는 지원율을 제한해 아이스크림 납품가격 하락을 방지하는 '소매점 등 대상 지원율'을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편의점을 대상으로 하는 '2+1 행사' 등의 품목을 제한하고 행사 마진율도 합의했다. 제품유형별 판매가격을 인상하거나 정찰제를 실시하는 짬짜미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모 자동차업체가 실시하는 아이스크림 구매입찰에서는 낙찰자 등을 사전에 합의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번 아이스크림 담합은 역대 식품 담합 중 최대 규모로 검찰은 장기간 이뤄진 가격 담합이 물가상승에도 영향을 미쳐 국민 가계 부담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번 담합 사건에서 개인에 대한 엄정 책임추궁 선례가 마련됨에 따라 향후 담합 행위를 사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쟁위원회는 2019년 회원국에게 담합 사건에서 개인에 대한 제재 도입을 권고한 바 있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