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세월호 보고 조작' 김기춘 집유 파기환송…무죄 취지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세월호 참사 보고 시점 등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85)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에 대한 징역형 집행유예가 파기됐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19일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에 대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또 김장수·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에 대해선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김 전 실장과 김장수 전 안보실장은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 김관진 전 안보실장은 공용서류손상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기춘 전 실장과 김장수 전 안보실장은 세월호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 보고·지시시각을 조작해 국회 답변서 등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김관진 전 안보실장은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불법으로 변경해 지침 원본을 손상하고 공무원에게 부당한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는다.
1심 재판부는 김 전 비서실장이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허위로 박 전 대통령이 실시간으로 20~30분 단위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답변한 서면질의 답변서는 허위공문서에 해당한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직후 국회질의에 대비하기 위해 정무수석실에서 대통령 행적을 정리해 작성한 문서는 내부회의 참고용으로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허위공문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이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또 김장수·김관전 전 안보실장에 대해서도 사고 당시 국가안보실에 근무하지 않은 이유 등으로 무죄 판결했다. 문서를 작성한 공무원들이 김장수 전 안보실장의 지시를 받고 공모한 것이 아닌 이상 유죄로 보기 어렵고, 김관진 전 안보실장도 굳이 범죄에 무리하게 가담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2심도 "(김 전 실장이) 대통령에게 수시로 보고해 대통령이 대면 보고를 받는 것 이상으로 상황을 파악했다는 취지로 국회 서면 답변서에 기재했다"며 "청와대에 대한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애매한 언어적 표현을 기재, 허위적 사실을 썼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김장수·김관진 전 안보실장에 대해서도 "1심이 적절히 판단한 바와 같이 무죄"라며 "검사가 충분히 입증해야 했는데도 입증이 매우 부족하다"며 판단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김 전 실장에 대한 유죄 부분에 대해 '허위'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당시 김 전 실장이 국회에 답변한 내용 중 '비서실에서는 20~30분 단위로 간단없이 유·무선으로 보고를 하였기 때문에'라고 밝힌 부분은 실제 대통령비서실과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부속비서관이나 관저에 발송한 총 보고횟수, 시간, 방식 등 객관적 보고내역에 부합해 사실에 반하는 허위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또 김 전 실장이 답변내용이 밝힌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는 김 전 실장의 주관적 의견을 표명한 것에 불과하고 사실확인에 관한 대상 자체가 아니라고 봤다. 사실증명에 관한 기능을 저해함으로써 공공의 신용을 해할 위험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김 전 실장이 국조특위에서 증인으로서 선서하고 답변서와 같은 내용을 답한 것에 대해서도 '허위'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 사건 답변서가 김 전 실장의 직무상 작성된 공문서에는 해당하나 허위 내용의 문서로 공공의 신용을 위태롭게 한다고 볼 수는 없어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 해당 부분을 파기했다"고 밝혔다.
한편 대법원이 김 전 실장 등에 대해 사건을 선고한 건 지난 2020년 7월 상고장이 접수된지 약 2년 만이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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