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기준 얼마나 낮아질까…영국 10세, 한국·독일 14세
윤석열·이재명 공약…국민 절반 이상 "낮춰야"
하향 법안 다수 국회 발의…일각선 "포퓰리즘"
- 정혜민 기자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인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연령이 실제로 낮아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야는 이미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만 12세 혹은 만 13세 미만으로 하향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만 12세를 권고하고 있으며 외국은 8세부터 14세까지 다양한 연령 기준을 두고 있다.
◇법무부 "소년범죄 흉포화 대응"…윤석열·이재명 대선 공약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장관은 8일 법무부 주례 간부간담회에서 "소년범죄 흉포화에 대응하기 위해 촉법소년 연령기준 현실화 과제를 속도감 있게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를 뜻하는 말로 이들은 범법행위를 하더라도 형사책임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형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는다.
하지만 형사미성년자의 강력 범죄가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촉법소년의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 상태다. 대선 때는 윤석열 대통령뿐 아니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연령 하향을 공약했다.
한 장관은 9일에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입법돼도 소위 '강'자가 들어가는 강간이나 강도 등 흉포범죄 위주로 형사처벌이 이뤄지고 대부분의 범죄는 지금처럼 소년부 송치로 처리될 것이기 때문에 범죄자가 양성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장관은 "어린 시절의 실수 때문에 전과자가 양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없게 정교하게 준비하겠다"면서 "(구체적 연령기준에 대해) 방향을 정한 상태에서 면밀하게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한동훈의 포퓰리즘적 오답"이라며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것만으로 소년범죄에 접근하는 태도에 반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소년범 처벌 강화' 여론 부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2015년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2.6%가 '형사책임 연령기준 하향'에 찬성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P). 반대는 32%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용인캣맘 벽돌 살인사건' 직후 이뤄졌다.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서 고양이 집을 지어주던 50대 여성과 20대 남성이 아파트 옥상에서 던진 벽돌에 머리를 맞아 각각 사망하거나 두개골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당시 벽돌을 던진 용의자는 만 9세로 형사미성년자에 해당해 형사처벌을 받기는커녕 소년법상 보호처분조차 받지 않았다. 범행에 가담한 만 11세 초등학생도 촉법소년으로 과실치사상의 공동정범(공범) 혐의로 소년부에 송치됐다.
같은 기관이 2019년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 10명 중 8명 이상(83.6%)이 소년법을 개정 또는 폐지해 미성년 범죄자에 대한 형사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답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P).
현재 국회에는 촉법소년의 연령을 낮추는 복수의 형법·소년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5월 대표발의한 개정안과 허은하 국민의힘 의원이 4월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만 12세로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월 대표발의한 개정안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월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만 13세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법무부는 의원 입법안과 별개로 정부 입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촉법소년 기준 연령 영국 10세, 독일·일본 14세
영국은 형사미성년 기준 연령을 10세로 정하고 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가 권고하는 12세보다도 낮아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영국에는 1700년대 형사 미성년의 기준 연령을 7세로 하는 판례법이 형성됐다. 이후 연령이 점차 높아져 현재의 기준 연령에 이르렀는데 형사미성년 기준 연령을 12세로 상향하는 법안이 의회에 꾸준히 상정됐으나 통과되지 못했다. 영국은 2010년 이후 중범죄를 비롯해 전체 소년범죄 사건이 크게 줄고 있다.
독일 형법은 형사미성년 기준 연령을 우리와 같은 14세로 규정한다. 14세 미만은 형법은 물론 소년법의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14세 이상~18세 미만은 소년법 적용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성년에 해당하는 18세 이상~21세 미만도 원칙적으로 형법이 아닌 소년법을 적용하고 있다.
독일의 소년범죄 비율도 대체로 낮아지고 있다. 다만 독일에서도 형사미성년자의 강력범죄 문제로 연령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은 형사미성년 연령 기준을 우리와 같은 14세 미만으로, 프랑스는 13세 미만으로(13세 이상~16세 미만은 형사책임 경감) 정하고 있다.
미국의 24개 주는 소년형사 소추 최소연령을 8~13세로 다양하게 두고 있다. 그중 16개 주가 10세로 연령을 설정하고 있다. 26개 주는 촉법소년에 관한 규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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