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완결]②검사·변호사 현장혼란 우려…고발인 이의제기·여죄수사 불가

'수사개시 검사의 공소제기 불가' 조항도 재판서 문제될 수도
"의뢰인들 이의신청 사건 처리 문의 빗발쳐"

검찰청법 개정안이 지난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해 가결된 가운데 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관계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2022.5.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우리나라 형사사법체계가 73년 만에 대대적인 변화에 직면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오후 마지막 국무회의 주재하고 관련 법안을 공포할 예정이다.

오는 9월 시행되는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찰의 직접 수사범위는 부패·경제 범죄로 줄어들고(선거범죄 수사는 연말까지 가능) 송치사건의 보완수사도 '동일한 범죄사실의 범위 내'로 한정된다.

특히 실무를 하는 검사와 변호사들은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이 제외된 점이나 '수사검사의 공소제기 불가' 조항, '별건수사 금지' 조항이 시행되면 현장에서 혼란을 빚을 것으로 내다봤다.

개정 형사소송법 245조7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사람에서 고발인은 제외했다. 기존에는 경찰 불송치 결정 후에도 이의신청을 통해 검찰 수사를 통해 기소 여부를 판단받을 수 있었다.

현직 부장검사 A씨는 "고발인의 이의신청권 삭제를 두고 현장에서는 곧바로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선의 한 평검사 B씨도 "공정위, 세무서, 출입국사무소, 세관, 선관위 등 기관 고발 사건이 경찰의 판단만으로 끝나버리게 됐다"고 우려했다.

김기윤 변호사도 "법안 의결 이전부터 의뢰인들로부터 이의신청한 사건들은 어떻게 되는 거냐며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며 "검찰에서 다시 판단을 받을 기회가 없어진다고 하면 억울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진행자가 '경찰 불송치 사건 고발인 이의제기권 삭제'를 언급하자 "사법개혁특위가 만들어지면 이 문제부터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검사는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에 대하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명시한 개정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의 2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라는 표현이 모호해 당장 공판 과정에서 피고인 변호인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에서는 대통령령에 구체적인 경우를 명시하기보다는 개별 재판 공소 제기 무효 주장을 인용하고 탄핵하는 과정에서 판례를 쌓아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해당 개정안이 의도한 바는 제3의 인물이 서류를 보고 기소 여부를 판단하라는 것이겠지만, 피고인을 직접 만나고 사건을 접한 수사 검사가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기소권 남용을 막기 위해 만들어 둔 '검찰수사심의위원회' 같은 제도를 활용하는 게 낫다"면서 "개정안대로라면 공판중심주의의 정신과도 어긋나는 '서류 재판'이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제196조 제2항은 "검사는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에 관해서는 해당 사건과 동일성을 해치지 아니하는 동일한 범죄사실의 범위 내에서 수사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별건 수사를 막기 위해서다.

검찰에서는 공범과 여죄의 존재를 알고도 수사할 수 없다며 이 조항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해왔다.

평검사 B씨는 "원칙적으로 경찰 수사를 보고 보완수사 요구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하다 보면 하세월이고 눈앞에 있는 범죄자를 놓칠 수밖에 없다"며 "범죄 방치법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전날 논평을 내고 "법안의 핵심 내용에 일반 민생범죄 사건에 대한 수사역량 보완을 위한 규정들은 보이지 않는다"며 "대형 권력형 부패사건에 대한 국가의 수사역량을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를 전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의결된 법안이 시행되면, 고발인의 이의신청 권한이 박탈돼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선의의 고발이나 내부 비리에 용기를 낸 공익제보자의 호소는 법에 의해 가로막히게 된다"고 지적했다.

heming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