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강요미수' 건설업자·경찰 유죄 확정

비서실장 형에게 접근해 "사업권 주지 않으면 불이익주겠다" 협박
1심 강요미수 무죄→2심서 유죄로 뒤집혀

대법원 전경.ⓒ 뉴스1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울산시장이던 당시 김 원내대표에게 경쟁사에 아파트 건설사업 승인을 내주지 말라고 강요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과 건설업자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30일 강요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건설업자 A씨에게 징역 5년, 경찰 B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검찰에 따르면 울산 북구의 아파트 신축사업을 추진하던 A씨는 2014년 김 원내대표의 동생과 30억원 규모의 사업관리 용역계약을 맺었는데, 또다른 건설사에 밀려 사업을 따내지는 못했다.

A씨와 B씨는 이듬해 울산시장 비서실장의 형을 수차례 찾아가 경쟁사에 사업 인허가를 내주지 않는 대신 A씨가 사업을 따낼 수 있도록 비서실장에게 전해 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부탁을 들어 주지 않는다면 김 원내대표의 동생과 맺은 용역계약서 내용을 바탕으로 수사에 들어가 구속하는 등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했다.

이때 B씨는 '내가 경찰을 평생 할 것도 아니고 이 건만 잘 되면 나도 한몫 잡을 수 있고 그러면 경찰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A씨는 사업권을 얻지못해 강요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A씨는 김 전 시장 동생 등을 변호사법 위반혐의로 고발한 당사자이며, B씨는 당시 이 고발사건을 수사한 울산경찰청 지능수사대 수사팀장이었다.

B씨는 A씨가 김 원내대표와 동생을 고발한 사건의 수사상황과 피고발인들의 개인정보, 참고인 진술요지 등이 담긴 내부보고서를 A씨에게 보여주는 등 수사정보를 유출한 혐의도 받았다.

이외에도 A씨는 아파트 건설사업을 미끼로 여러명의 피해자들로부터 수십억원을 가로챈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은 "사기 범행 피해 규모가 큰 점, 피해가 보상되지 않은 점, 진술 번복이나 피해자 회유를 시도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좋지 않다"며 A씨에게 징역 4년을, "B씨는 A씨와 부적절하게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자료를 누설했다"며 B씨에게 징역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강요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해악을 고지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반면 2심은 "김 원내대표와 비서실장은 정치인으로서 대외적 이미지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A씨의 주장이 공연히 알려질 경우 정치적 지지도 하락 등을 감내해야 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A씨와 B씨의 발언은 피해자들에게 공포심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며 강요미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A씨에게 징역 5년을, B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강요미수죄의 공동정범, 협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한편 A씨가 김 원내대표 형제를 고소·고발한 사건 수사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하명수사' 의혹은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