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자금세탁' 해덕에 익숙한 이름 '이용호'…새뇌관 될까

살해된 옵티머스 '박 고문'…옵티머스 연결고리 미궁 속
해덕 첫 인수 이씨 지난해 재판에…이용호 전 회장 증인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류석우 김규빈 기자 = 옵티머스 자산운용이 무자본 인수합병(M&A) 방식으로 인수한 선박기자재 제조업체 해덕파워웨이(해덕)가 옵티머스의 '자금세탁창구'로 이용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옵티머스 사태의 또 다른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강남의 성형외과 원장이자 해덕의 전 대표인 이모씨가 해덕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옵티머스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데다, 2000년대 권력형 비리 사건 '이용호 게이트'의 장본인 이용호 전 G&G그룹 회장(62)도 연루된 것으로 파악되면서다.

◇한때 세계시장 점유율 1위…옵티머스 '자금세탁창구' 전락

해덕은 옵티머스가 자회사를 통해 무자본 인수합병의 수법으로 경영권을 장악한 의혹이 제기된 회사다. 옵티머스는 지난해 페이퍼컴퍼니로 알려진 셉틸리언의 자회사 화성산업을 통해 해덕을 인수했다.

해덕은 구재고 전 대표가 1978년 창업한 회사로, 200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코스닥 상장 이후 주력 품목인 선박용 방향키가 한때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할 정도로 소위 '잘나가는' 기업이었다.

그러나 2015년 조선업 경기 침체가 찾아오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옵티머스가 처음 등장한 시점은 구 전 대표가 경영권 매각에 나선 2018년이다. 이때 등장한 인물이 강남 성형외과 원장 이모씨와 옵티머스 박모 전 고문이다.

이씨는 박 전 고문과 함께 2018년 5월 해덕을 인수한 뒤 같은 해 7월17일 대표이사에 선임된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해덕은 같은 해 옵티머스에 회삿돈 약 370억9000만원을 신탁하기도 했다.

이씨는 해덕을 인수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지난해 2월 화성산업에 다시 매각한다. 이때 매각금액은 약 301억원으로, 해덕이 옵티머스에 투자한 370억원 보다도 적은 금액이었다.

이 때문에 옵티머스가 해덕을 무자본 인수합병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화성산업이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의 부인과 윤석호 변호사(옵티머스 이사)의 부인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절반씩 지분을 가진 '셉틸리언'의 자회사이기 때문이다.

또 당시 윤 변호사는 화성산업의 감사였으며, 이 전 행정관은 화성산업 박모 대표가 해덕 대표에 선임될 때 해덕의 사외이사로 함께 선임되기도 했다.

최근 일부 보도에 따르면 화성산업은 해덕 인수 직전 셉틸리언으로부터 200억원을 유상증자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셉틸리언은 유상증자 전 옵티머스의 '비자금 저수지'로 일컬어지는 트러스트올로부터 250억원을 조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덕이 옵티머스에 투자한 370억원이 트러스트올과 셉틸리언을 거쳐, 화성산업이 다시 해덕을 무자본 인수합병하는데 투입된 정황이 드러난 대목이다.

해덕은 실제 지난 2018년 11월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며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살해된 옵티머스 '박 고문'…옵티머스 연결고리 미궁속

화성산업이 2019년 해덕을 인수할 당시 옵티머스와의 연결고리는 어느정도 파악됐지만, 2018년 이씨가 구 전 대표로부터 해덕을 처음 인수하는 시점에서의 옵티머스의 연결고리는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이씨와 함께 해덕 인수에 참여한 옵티머스 박 전 고문이 2019년 국제PJ파 부두목 조규석(61)에게 살해당하면서다.

박 전 고문은 해덕 인수 대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조씨에게 30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아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지난 9월 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박 전 고문이 숨지면서 검찰도 해덕 인수와 관련해 이씨 만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지난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 공소장에도 박 전 고문의 역할은 크게 명시되지 않았다.

다만 해덕이 화성산업에 넘어가기 전인 지난해 3월, 해덕 소액주주가 금융위원회에 보낸 공문을 보면 이씨와 박 고문, 옵티머스 간의 연결고리를 어느정도 유추할 수 있다.

임시주주총회를 앞둔 지난해 3월, 한 소액주주는 이런 공문을 발송한다.

"2018년 이씨와 박 전 고문이 무자본으로 경영권을 인수한 뒤 허위공시와 공시누락, 배임 등의 문제로 회사는 거래정지 상태다. 변경된 최대주주 화성산업은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등기임원 윤석호와 박 전 고문이 관련된 회사이며, 옵티머스에는 해덕의 운용자금이 신탁되어있다."

이 소액주주는 화성산업을 투기세력으로 판단하고, 그 뒤에 옵티머스가 있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건전한 제3자를 회사의 주인으로 하여 하루빨리 해덕의 거래를 재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후 열린 주총에서 화성산업 박 대표가 해덕 대표이사에 선임된다.

실제 해덕 대표직에 오른 화성산업 박 대표는 옵티머스와 연관되어 검찰 수사를 받게 된다. 회사자금 133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고소된 것이다. 해덕은 지난 7월 부산지검 서부지청에 박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고소한 뒤, 해임안을 가결했다.

부산지검으로부터 해당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은 박 대표의 주거지와 화성산업 사무실 등에 대해 지난달 22일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검찰은 박 대표가 회사자금 133억원을 횡령해 옵티머스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했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앞서 지난 21일에도 옵티머스 박 전 고문과 함께 해덕을 인수한 이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벌였다. 이씨는 당시 취재진과 만나 "제가 무슨 힘이 있겠느냐. 저는 피해자"라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현재 이씨가 해덕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옵티머스가 개입됐는지 여부 등을 파악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가 해덕을 인수하고 뒤이어 옵티머스가 (해덕을) 인수한 것은 사실"이라며 "관계가 있었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PJ파의 부두목 조규석(61)이 검거된 이후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사무실로 조사받으러 들어가는 모습 ⓒ 뉴스1

◇해덕 첫 인수한 이씨 지난해 재판에…이용호 전 회장도 얽혀

구 전 대표로부터 해덕을 처음 인수한 이씨는 인수 과정에서 사기를 친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이씨가 기소된 시점은 지난해 7월이지만, 재판에 넘겨진 사실은 최근에서야 언론에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는 5일 오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해덕 전 대표 이씨에 대한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씨는 지난 2018년 옵티머스 박 전 고문과 해덕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투자자 A씨로부터 약 287억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씨와 박 전 고문은 2018년 5월 A씨에게 경영권 프리미엄 명목으로 60억원을 주면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했다. 또 같은해 6월에는 360억원에 해덕을 완전히 인수해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 등은 A씨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을 인수자금에 활용한 뒤 A씨가 제시한 이사 등 선임안을 부결시키고 독점적으로 경영권을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A씨로부터 2018년 5월~7월 사이 총 287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건 공소장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이용호 전 회장도 해덕 인수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회장은 일부 지분양도를 받는 조건으로 박 전 고문에게 약 230억원대의 투자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은 이씨 재판에 증인으로 수차례 출석 통보를 받았지만 출석을 하지 않으며 재판이 공전돼왔다. 이날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다만 검찰 측은 이날 재판에서 "이 전 회장과 직접 통화를 했다"며 "오늘은 출석이 곤란하지만 12월 초에 기일을 잡아주면 출석하겠다고 (이 전 회장이)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씨 측은 "이 전 회장이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이 이 사건 기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법정에서 (수사기관에서 했던 진술을) 직접 들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전 회장에 대한 구인장을 발부하고 다음 기일을 12월3일 오전에 진행하기로 했다. 이씨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옵티머스와의 관계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 없이 법정을 빠져나갔다.

sewry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