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00억대 채권 미회수 '캄코시티' 시행사 대표, 첫 재판서 혐의 부인

辯 "저축은행 사태로 추가 대출 중단된 데서 비롯"
"예보와 이해관계 조정 실패…채무상환 의지 있어"

저축은행 피해자들이 지난 2012년 5월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을 항의 방문해,김석동 금융위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2012.5.14/뉴스1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부산저축은행의 부실대출로 6700억원대 미회수 채권 문제를 야기한 이른바 '캄코시티'의 주범으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진 시행사 대표가 1심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부장판사 임정엽 권성수 김선희)는 22일 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배임·횡령, 강제집행면탈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캄코시티사업 시행사 월드시티 이모 대표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은 부산저축은행 사태로 추가 대출이 중단돼 캄코시티 사업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못한 데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에 적극 가담했다는 범죄사실로 구속기소됐다가 무죄를 선고받았다"며 "피고인과 부산저축은행 사이에는 대출금을 어떻게 변제할지의 문제만 남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피고인이 거액 대출 후에도 변제를 회피한다는 전제를 하고 있는데, 피고인은 변제를 위해 협의를 요청했고 화해권고도 내려진 바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출원리금을 전액 현금으로 변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 예금보험공사와의 이해관계 조정에 실패했을 뿐, 채무를 상환할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저축은행 사태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고 죄송하다"면서도 "형사 재판인 만큼 예단이나 오해 없이 책임 여부에 대해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캄코시티는 이 대표가 2000년대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2369억원을 대출받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건설을 추진한 신도시사업이다. 사업은 부산저축은행이 캄코시티를 비롯한 무리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로 파산하면서 중단됐다.

이로 인해 부산저축은행 파산관재인이 된 예금보험공사는 원금에 지연이자를 더해 6700억여원의 채권을 회수하지 못했다.

이 대표는 월드시티 회사자금을 빼돌린 혐의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부산저축은행의 캄코시티 사업 관련 6700억원의 채권 회수를 피하기 위해 자산 관련 담보를 제공하지 않고 매각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강제집행을 면하기 위해 재산을 은닉하고 자산 회수 관련 예보 측의 조사를 거부하고 방해한 혐의도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이 대표를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했다. 횡령 등의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던 이 대표는 1년여간 캄보디아 현지에서 도피생활을 이어오다 자진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주요 범죄혐의에 관해 소명이 충분하지 않거나 피의자의 형사책임 정도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ho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