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초강수…윤석열 무리한 '측근 지키기'가 빌미줬나
"검사들에 순치됐나" 국회 질타뒤 연일 강공 이어가
윤석열 '검언유착' 자문단 결정에 한동훈 직접 감찰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법무부가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에 연루된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검사장)을 전보조치하고 직접 감찰하기로 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제 '검언유착' 의혹은 서울중앙지검 수사와 대검의 전문수사자문단, 법무부 감찰까지 총 3개 기관이 동시에 사건을 들여다보게 됐다.
지난 3월 말 의혹이 불거진 이래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전담해왔던 수사에 법무부가 결국 직접 나서기로 결정한 것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정치권에서 제기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례적인 법무부의 검찰 간부 직접 감찰…"검찰 수사와 별개"
법무부는 25일 채널A 기자가 현직 검찰 간부와의 친분을 내세워 취재원을 압박했다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한 검사장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조치하고 법무부 감찰 규정 제5조에 따라 직접 감찰에 나선다고 밝혔다.
법무부 감찰규정 제5조는 검찰 자체의 감찰 자유성을 보장하기 위해 검찰청 소속 공무원에 대한 비위조사와 수사사무에 대한 감사는 검찰의 자체 감찰을 법무부 감찰보다 우선적으로 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예외적으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항으로 검찰의 자체 감찰로는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법무부장관이 감찰을 명한 경우 법무부가 1차적으로 감찰을 수행할 수 있다.
직접 감찰 개시와 더불어 오는 26일자로 한 검사장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 조치했다. 일선의 수사지휘 직무수행이 곤란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차장검사의 직위가 검찰 조직 내에서 일정한 업무를 지휘감독하는 역할에 있는만큼 원활한 감찰을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법무부는 직접 감찰 개시에 앞서 윤 총장과 논의를 하지 않고 결과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하는 관련 수사와는 별개로 이뤄진 조치"라고 설명했다.
검찰의 수사가 이미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법무부가 직접 검찰 고위 간부를 감찰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법무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돈봉투 만찬'으로 논란을 빚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을 감찰한 바 있다.
더욱이 이번 조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날선 발언을 이어가는 중에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된다.
추 장관은 전날 제57회 '법의 날' 유공자에 대한 훈·포장 전수식 축사에서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 받은 자가 각종 예규 또는 규칙을 통해 자기 편의적으로 조직을 이끌어가기 위해 법 기술을 부리고 있다"며 지적했다.
또 이날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공청회에서도 "검찰 스스로가 정치를 하는 듯 왜곡된 수사를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면서 "'파사현전', 그릇됨을 깨고 바름을 세운다는 정신에 부합하는 올바른 공정한 검찰권 행정이 있었던가"라고 비판했다.
◇'한명숙 사건' 일주일 만에 '검언유착 의혹'에도 감찰 카드
추 장관의 강경 대응은 지난 18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사들에게 순치된 것 아니냐"는 여당의 지적을 받은 이후 계속되고 있다.
당시 추 장관은 검찰과 언론 유착 의혹과 관련된 검사장에 대한 질의에 "압수수색이 됐으니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는데, 이에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장관이 5개월 전(장관 임명 전)이라면 절대 그렇게 대답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질타를 받았다.
법사위 회의가 열린 당일, 추 장관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의 모해위증교사 사건에 대해 대검 감찰부에서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로부터 약 일주일 뒤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 법무부의 직접 감찰이라는 '더 센'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검언유착' 의혹은 사건 배당에서부터 끊임없이 잡음이 나왔다. 윤 총장은 사건을 대검 감찰부가 아닌 인권부에 진상조사를 맡겼는데, 조사에 진척이 없자 다시 서울중앙지검 수사를 지시하고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채널A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해당 기자와 검사장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그런데 최근 의혹의 당사자인 채널A 이모 기자가 신청한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윤 총장이 받아들이고 이 기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수사팀에 대검이 부정적인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윤 총장의 측근인 한 검사장에 대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 기자로부터 취재 압박을 당했다고 폭로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도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검찰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 소집 신청서를 내며 '맞불' 대응에 나선 상태다.
한 검사장에 대한 감찰은 현재 공석인 감찰관 대신 감찰담당관이 주관한다. 현재 감찰관 최종 후보자로 류혁 전 통영지청장 등 3명을 추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사장은 법무부 발표가 나온 직후 입장문을 내고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운 조치"라고 반발했다. 이어 "편향되지 않은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기만 한다면 저의 무고함이 곧 확인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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