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이 그린 조직도로…'박사방' 8명 범죄집단 첫 기소(종합)

38명 유기적 역할분담 74명 피해자 성착취물 제작·유포
나머지 조직원과 암호화폐 환전상 등 참여자 수사 계속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승희 서미선 기자 = 미성년자 등 여성 성착취물이 제작·유포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진과 유료회원 등 8명이 범죄단체 조직 및 가입, 활동죄가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범죄단체조직죄 적용 기소는 디지털성착취 사건이 불거진 뒤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TF(팀장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검사)는 22일 이미 개별 성착취 범행으로 구속기소된 '박사' 조주빈(24), '부따' 강훈(18), '태평양' 이모군(16)과 유료회원 '블루99' 임모씨(33)·'오뎅' 장모씨(40) 등 '박사방' 조직 핵심인물 8명을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 혐의로 기소했다.

조씨에게 적용된 혐의가 △범죄단체조직 △범죄단체활동 △청소년성보호법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 △〃(강제추행) △성폭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아동복지법위반(아동에대한음행강요,매개,성희롱등) △사기 △사기미수 △개인정보보호법위반 △강요미수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의 11가지로 가장 많다.

검찰은 박사방이 '수괴' 조씨를 중심으로 조직원 38명이 유기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총 74명의 청소년 및 성인 피해자를 상대로 방대한 분량의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범죄집단이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조씨 등 관련자의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피해자 참고인진술조서와 조씨가 구치소에서 직접 그린 조직도를 통해 각 조직원이 △피해자 물색·유인 △성착취 △성착취영상물 유포 △수익금 인출로 역할을 나눠 체계적으로 박사방을 운영한 특성 등을 파악했다.

검찰 관계자는 "형법상 범죄단체 및 그보다 계속성·지휘 통솔이 약한 경우 의율할 수 있는 범죄집단, 두 가지를 처벌할 수 있다. 박사방 관련자들은 보다 완화된 구성요건인 범죄집단 조직, 가입, 활동죄로 기소됐다"며 "그 실질이나 구성 요건 표현은 범죄집단이 된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와 강씨는 앞서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닉네임 '김승민' 한모씨(26), '랄로' 천모씨(28) 등 9명과 지난해 9월 성착취물 제작·유포 범죄를 목적으로 유기적 역할분담 체계를 구축한 범죄단체 '박사방'을 조직한 혐의를 받는다.

조씨와 강씨, 한씨는 같은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성년자 16명을 포함한 피해자 74명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하는 등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료회원 임씨와 장씨, '도널드푸틴'으로 활동한 사회복무요원(공익요원) 강모씨(24)와 '태평양' 이군은 조직원 21명과 피해자 수십명의 성착취물을 유포하는 등 활동한 혐의다.

검찰은 '이기야' 이원호씨(19·구속기소)는 공소장에 공범으로 적시했고 군검찰에 관련 내용을 통보할 예정이다.

박사방 조직은 피해자들을 상대로 인당 평균 수십개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했고, 장기간 온·오프라인 범죄활동도 병행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나머지 조직원 30명 수사도 이어간다. 경찰과 협업해 박사방 참여자와 범행자금 제공자, 범행자금 세탁 혐의자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지난 4월 구속영장이 기각된 암호화폐 환전상 박모씨(22)도 보완수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

아동 성착취물 확산을 방치한 텔레그램 등 메신저 운용사 수사도 형사사법공조를 통해 계속 진행한다.

현재까지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현금 1억3000만원을 압수하고, 암호화폐(전자지갑 15개) 등에 몰수·추징보전 결정을 받은 검찰은 관련 범죄수익도 추적해 환수할 예정이다. 전자지갑 중 비밀번호 역할을 하는 '개인 키'가 확인된 것은 일부라 구체적 금액은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경찰이 조씨 휴대폰에서 추가 확보한 전자지갑 3개에 대해서도 몰수보전을 신청할 방침이다.

기존엔 피의자 동의가 없으면 성착취물 원본을 삭제할 수 없었는데, 이번 수사에선 압수물을 삭제하는 조치도 같이 할 수 있도록 하는 압수영장을 발부받아 '클라우드'에 있는 내용도 '잘라내기' 방식으로 복제하고 원본은 삭제하는 방식으로 영장이 집행됐다. 2차 피해 차단을 위한 것으로, 이번에 처음 도입됐다.

조씨 공소장엔 사기 혐의도 적시됐다. 조씨는 2019년 4~5월에 3번, 9월에 1번 손석희 JTBC 사장으로부터 300만원, 500만원, 300만원, 700만원 등 총 1800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윤장현 전 광주시장으로부터는 3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