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하 소포협박' 대진연 임원 영장심사 출석…묵묵부답(종합)

체포 이후 묵비권 행사…이날 취재진 질문에도 묵묵부답
대진연·연대단체 회원들, 남부지법 앞에서 영장기각 촉구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의원실에 협박 소포를 보낸 혐의를 받는 서울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유모씨(35)가 31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9.7.3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민선희 김도용 기자 =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의원실에 협박소포를 보낸 혐의를 받는 서울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임원 유모씨(35)가 31일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유씨는 이날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떠나 오전 10시4분쯤 구속전 피의자심문이 열리는 서울남부지법에 도착했다. 서울남부지법은 오전 10시30분부터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유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하고 있다. 구속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모자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이동한 유씨는 법원 앞을 찾은 대진연 회원들을 향해 옅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본인이 소포를 보낸 것이 맞나' '왜 보냈나' '추적 피하려고 옷 갈아입은 거냐' '대진연이 앞에서 시위하는데 조작수사라고 생각하냐' '심사 앞두고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과 연대단체 회원 30여명이 31일 오전 9시30분부터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열고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2019.7.31/뉴스1 ⓒ 뉴스1 민선희 기자

한편 대진연과 연대단체 회원 30여명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서울남부지법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촉구했다.

아침부터 강한 비가 내렸지만, 색색깔의 우비를 입고 모인 이들은 '표적수사 중단 구속영장 기각' 등의 손팻말을 들고 서서 한시간 가량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일부 회원들은 유씨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들은 "적폐청산에 적극 나섰더니 대진연에 돌아온 것은 표적수사였다"며 "이는 적폐청산을 멈추기 위한 경검의 발목잡기식 탄압이며 진보개혁정당과 적폐청산단체를 이간질시켜 적폐청산세력을 약화하려는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 위원장 구속은 적폐를 위한 심판이고, 기각은 촛불과 국민을 위한 상식적인 결단일 것"이라며 "사법부에 구속(영장) 기각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3일 오후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의 의원실에 흉기와 죽은 새, 편지 등이 담긴 협박성 소포가 배송됐다. 사진은 윤 원내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소포 내용. ⓒ 뉴스1

유씨는 지난 1일 커터칼과 죽은 새, 메모가 담긴 협박성 소포를 국회의원회관 윤소하 의원실에 보낸 혐의를 받는다. 메모에는 "민주당 2중대 앞잡이로 문재인 좌파독재 특등 홍위병이 됐다" "너는 우리 사정권에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고 하단에는 '태극기 자결단'이라고 쓰여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에 거주하는 유씨는 지난 6월23일 거주지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서울 관악구 편의점까지 이동해 택배를 부쳤다. 해당 소포는 지난 1일 윤소하 의원실에 도착했고, 의원실은 이틀 뒤 이 소포 내용물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특히 유씨는 범행 당일 모자와 마스크에 선글라스까지 착용해 얼굴을 가린 채 택시와 버스 등 대중교통을 여러 차례 갈아타고 길을 돌아간 뒤 택배를 부쳤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택배발송지를 확인한 뒤 주거지까지 폐쇄회로(CC)TV 동선 추적을 통해 피의자를 특정했고, 29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거주지 인근에서 유씨를 검거했다. 그는 경찰 체포 이후 줄곧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울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씨는 과거 한국대학생총연합(한총련) 15기 의장, 전남대 총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ins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