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NLL 대화록' 수사 빈손…'MB맨' 김태효 불기소(종합)

"대화록 유출 강력히 의심되지만 증거불충분"
남재준 대화록 전문공개 사건은 계속 수사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을 지내며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태효 전 기획관이 13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경기도 의왕 서울 구치소를 나선 뒤 차량에 탑승해 있다. 2017.12.13/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이유지 기자 = 'NLL 대화록 파문'을 일으켰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 사건 수사가 뚜렷한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51)을 불기소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차장검사)은 9일 김태효 전 비서관은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하고, 남재준 전 국정원장의 대화록 전문 공개 사건은 수사를 이어간다고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보고서 유출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비서관의 유출이 강력하게 의심되나 기소할 정도로 증거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판단했다"며 "시효가 완성되는 본건 수사를 종결하되 시효가 남아있는 피의자의 청와대 비밀문건 유출 부분 및 남 전 국정원장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전문 공개 사건 대해서는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산하 적폐청산 TF에 따르면 국정원은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검토' 제하의 발췌본 보고서를 10쪽 분량으로 작성해 2009년 5월7일 청와대에 보고했다.

TF는 이 보고서가 2012년 12월쯤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관계자로부터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보고 공공기록물법 위반 혐의로 수사의뢰를 권고했다. 국정원의 수사의뢰를 받은 검찰은 지난해 11월16일 수사를 공안1부(부장검사 임현)에 배당했다.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012년 12월14일 부산 유세장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했다"는 주장과 함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내용을 공개해 논란을 일으켰다. 제18대 대통령선거를 5일 앞둔 시점이었다.

TF 조사 결과 이 내용은 국정원이 작성한 보고서와 거의 일치했고, 2013년 1월 '월간조선'에 국정원에서 청와대에 배포한 보고서와 동일본이 게재됐다.

검찰은 김무성 의원의 2012년 12월14일 발언을 기준으로 범행이 일어났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봤다. 2013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수사 당시 김 의원은 '찌라시 형태로 대화록 일부라고 하는 문건이 들어와 연설문에 참고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은 김 의원의 당시 검찰조사와 관계자 조사, 이메일 압수수색 등 조사에 이어 남재준 전 국정원장과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 김태효 전 비서관 등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김 전 비서관에게 보고서 사본을 전달했다는 당시 청와대 파견관의 진술을 확보하고, 김 전 비서관이 사무실에 다른 청와대 비밀 문건을 유출해 소지하고 있던 사실 등 문건유출 정황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조사를 서둘러온 검찰은 유출시기나 경로, 대상자 등에 대한 심증은 가지만 이같은 증거·진술만으로는 기소해도 실익이 없다는 판단 하에 결국 증거불충분 불기소 처분을 결정했다.

검찰은 김 전 비서관이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데다 적지 않은 시간이 흘러 통화내역, 이메일 등 증거를 수집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여론조작 활동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김 전 비서관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검찰 관계자는 "유출 혐의를 적극 부인하고 있고, 그걸 보도한 측에서도 취재원 보호 차원에서 누구한테 받았는지 밝히지 않는 상황에서 기소하기에는 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약 5년 전 일이어서 통화내역이나 이메일 송수신 등이 확인 안되는 상황에서 실체를 밝히는데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eon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