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통상임금' 1심서 노조 일부승소…"4223억 지급"(종합2보)

"상여금·중식대 인정…일비·휴일 연장근로수당 제외"
기아차 '신의칙'·'경영상 위기' 주장 안 받아들여

법원이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사건을 판결한 31일 서울 서초구 기아차 사옥 인근 신호등에 빨간불과 파란불이 동시에 켜져있다. 2017.8.3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김일창 기자 = 기아자동차 근로자들이 2011년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부장판사 권혁중)는 31일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사건을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근로자들이 청구한 원금 6588억원에 이자 4338억원이 붙은 합계 1조926억원 중 약 38%에 해당하는 4223억원(원금 3126억원, 이자 1097억원)의 미지급분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들과 별도로 소송을 낸 또 다른 기아차 근로자 13명에 대해서도 청구금액 4억4980여만원 중 약 27%에 해당하는 1억2460여만원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들이 각 직종을 대표해 판결 시 통상임금의 범위를 전 직원에 적용할 수 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에서 인정한 금액은 일비를 제외한 상여금과 중식대를 통상임금에 포함해 재산정한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및 연차휴가수당의 미지급분이다.

재판부는 상여금과 중식대를 "소정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으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지만 '일비'는 "영업활동수행이라는 추가적인 조건이 성취돼야 지급되는 임금으로 고정성이 없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통상임금을 재산정할 때 근로시간 수 등에서 휴일 근로에 대한 연장근로가산 수당 및 특근수당에 대한 추가 청구를 인정하지 않았다.

원고 측은 상여금과 중식대, 일비를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재산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및 연차휴가수당 미지급분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 중 휴일 근로에서의 연장근무 및 특근 시간은 빼고 계산한 것이다.

노조 측은 휴일근로가 주 40시간이 넘을 경우 이에 대한 연장 근로수당을 지급해야한다고 주장했는데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금액이 크게 줄었다.

재판부는 최대 쟁점이었던 '신의 성실의 원칙'과 관련해 "근로자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임금을 뒤늦게 추가 지급한다는 점에만 주목해 기업의 중대한 경영상 위기가 있다고 단정하는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며 기아차 사측의 신의칙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재판부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할 경우 임금 협상 당시 노사가 상호 전제한 임금인상률을 초과해 예측하지 못한 재정적 부담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도 원고들의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따른 이득을 사측이 이미 향유했다는 점에서 근로자들의 요구는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기아차의 재정상태가 나쁘지 않아 2008년~2016년에 매년 3200억~7800억여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는 점을 볼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도 밝혔다.

통상임금이란 근로자가 근로의 대가로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받는 기초임금으로,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 등 각종 초과근로수당 산정과 퇴직금 액수에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해,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돼 그 기초임금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초과 근로수당도 많아지는 구조다.

이번 소송은 근로자들이 2008년 10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받지 못한 통상임금 6869억원을 회사에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제기된 비슷한 소송이 병합돼 원고 총수는 사망한 근로자를 포함해 2만7424명으로 늘어났다. 사망한 근로자의 경우 그 가족이 소송 수계자로 원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y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