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불법 대출' 보일러 생산업체 전 대표 실형

공사대금 부풀려 21억여원 추가 대출
15억원 급전 빌려 유상증자한 것처럼 꾸미기도

서울서부지법. ⓒ News1

(서울=뉴스1) 김다혜 기자 = 공사대금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은행에서 수십억원을 불법으로 대출받은 가정용 가스기기 생산업체 전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검사 김양섭)는 사기, 상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업체 전 대표이사 강모씨(54)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강씨는 대표적인 국내 가정용 가스기기 생산업체 B사 창업주의 차남이다.

강씨는 2013년 생산공장 및 물류창고 신축자금을 대출하면서 61억원인 공사대금을 90억원으로 부풀리고 유상증자를 통해 대출 외에 25억원의 자본금을 자체 마련할 것처럼 은행을 속여 약 21억5700만원을 추가로 대출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사로부터 가스난로와 보일러 등을 주문받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했던 강씨의 회사는 제3자가 B사의 대주주가 되면서 2010년부터 B사의 OEM 주문을 받지 못해 매출이 하락, 경영난을 겪었다.

검찰 조사에서 강씨는 "대출금액이 공사금액의 70% 정도인 것은 업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며 "돈이 없어공사대금 전액을 대출받기 위해 (사업 시공사의 동의를 얻어) 허위계약서를 제출했다"고 진술했다.

강씨는 대출승인 요구조건 중 하나였던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금 확충 계획을 이행한 것처럼 보이려고 지인들로부터 15억원을 단기로 차용해 가장납입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강씨는 공적인 전자기록인 상업등기에 허위 사실을 기재해 금융거래질서를 어지럽혔다"며 "사기 범행의 이득액이 약 21억5700만원으로 적지 않은 점도 불리한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강씨가 초범인 점, 피해은행에 약 4억6000만원의 이자를 납부했고 담보부동산의 경매를 통해 일정 수준 사기 피해의 변상이 이뤄진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강씨에게 양형기준의 하한(징역 3년)보다 다소 낮은 형을 선고했다.

dh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