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대우조선 비리 알고도 은폐…측근 고문 영입 정황

2011년 경영컨설팅 실시…경영진 비위 확인
檢, 제3자 뇌물수수 적용 사법처리 검토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 (뉴스1 DB)/뉴스1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 겸 산은금융지주 회장(71)이 행장 시절 감사 목적의 경영컨설팅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비리 사실을 적발했으나 이를 묵인하는 대가로 지인 등이 운영하는 회사에 자금을 지원하도록 경영진을 압박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5일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남상태, 고재호 전 대우조선 사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정황을 뒷받침하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행장은 재임 시절인 2011년 3월~2013년 4월 대우조선 측에 지인이 운영하는 바이오에너지 개발업체 B사와 종친이 세운 소규모 건설업체 W사 등 업체 2곳에 자금 투자를 하거나 일감을 몰아주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산은은 대우조선의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이다.

이 시기는 남상태(66·2006년 3월~2012년 3월 재임)에서 고재호(61·2012년 3월~2015년 5월 재임)로 대우조선 사장이 바뀌는 시기다. 강 전 행장은 이명박정부 시절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실세'다.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산은은 2011년말 대우조선에 대한 경영컨설팅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남 전 사장의 최측근인 정준택 휴맥스해운항공 대표(65·구속기소)와 디에스온(DSON)의 대주주 이창하씨(60·구속기소)가 대우조선으로부터 사업상 특혜를 받은 사실 등을 확인했다.

정 대표는 남 전 사장에게 14억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하고, 사업상 각종 특혜를 받은 혐의, 이씨는 대우조선에 150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특별수사단은 당시 강 전 행장이 이같은 비위 사실을 눈감는 대가로 B사에 54억원 상당의 자금 지원을 해주거나 W사에 50억원 상당의 일감을 몰아주도록 대우조선 경영진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전 행장의 B사에 대한 투자 지시와 관련, 당시 대우조선 임직원들은 '대우조선의 사업분야와 맞지 않고,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대우조선 기술팀 역시 남 전 사장에게 반대의견을 올렸으나, 남 전 사장은 이사회 의결을 피해 부당 지원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조사 결과 드러났다.

대우조선은 이듬해인 2012년 2월부터 B사의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 에탄올 상용 플랜트 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연구비 지원 명목으로 44억원을 건네기도 했다.

강 전 행장은 경영컨설팅을 실시했을 무렵 청와대 사진사 출신 A씨와 이재오 전 의원의 특보, 이명박 전 대통령 지지모임 대표 등 3명을 대우조선 고문 등으로 영입, 고액의 급여를 받게 해줬다는 의혹도 있다. 특별수사단은 대우조선의 감사 결과를 눈감아 주는 조건으로 강 전 행장이 이들을 취업시켜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별수사단은 B사가 2009년말 지식경제부의 신재생 에너지 기술 개발 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100억원에 가까운 정책자금을 받는 과정에 강 전 행장이 개입하거나, 이같은 특혜를 대가로 B사로부터 금전적 이익을 받은 부분은 없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특별수사단은 현재 B사와 W사로 흘러간 자금과 사용처에 대해 집중 분석하고 있다. 특별수사단은 강 전 행장을 불러 관련 의혹을 조사한 뒤 제3자 뇌물수수 등 혐의를 적용,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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