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 우범자는 막고, 전문인력은 쉽게"…문제점은 없나
국적법 개정안 입법예고…영주자격 전치주의 도입
"위해가능성 판단 기준은 위험·추상적" 비판도
- 조재현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 지난 2010년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외국인 A씨. 사업장에서 일하던 중 다친 A씨는 산재신청을 했고, 이후 임시체류자격의 하나인 기타(G-1) 자격으로 변경해 생활했다. 5년 넘게 국내에 체류한 A씨는 귀화를 결심했다. 체류자격과 관계없이 한국에서 5년간 계속 거주하면 일반귀화 신청이 가능했기에 A씨는 귀화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이같은 귀화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5년 이상 대한민국에 거주한 외국인이더라도 영주자격을 얻어야 일반귀화 허가 신청이 가능해진다. 번면, 요리사나 영어강사 등 전문인력의 영주자격 신청을 위한 거주기간은 5년에서 4년으로 완화된다.
법무부는 이같은 내용의 국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고 10일 밝혔다.
그러나 유럽 등에서 이민자 수용 문제를 둘러싸고 '자국 이기주의'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이같은 분위기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인권과 평등권의 측면에서 보면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는 것이다.
◇ "위해 가능성 있는 외국인 막고, 우수 인력은 쉽게"
법무부의 입법 취지는 영주와 귀화를 연계해 국가안보와 사회질서 등에 위해가 될 수 있는 외국인의 귀화를 방지하고,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인재의 영주자격 취득은 보다 쉽게 하겠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우선 임시적 체류허가를 받은 사람들이 체류연장 목적으로 일반귀화를 신청하는 것을 막기로 했다. 이를 위해 외국인이 5년 이상 계속해 대한민국에 주소가 있고, 대한민국에서 영주할 수 있는 체류자격(영주자격)을 가지고 있어야 일반귀화 허가 신청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제까지 장기체류허가를 받지 못한 임시체류자의 경우 영주자격 신청은 불가능하지만, 일반귀화 신청은 가능한 모순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임시체류자의 국내 체류 연장을 목적으로 한 국적신청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호텔 요리사나 외국어 강사같은 전문인력의 경우 영주자격 신청을 위한 거주기간이 5년에서 4년으로 완화된다. 즉, 한국에서 4년을 거주하면 영주자격을 취득할 수 있고, 5년을 거주한 시점부터 일반귀화 신청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특정활동(E-7)이나 회화 지도(E-2) 자격을 갖춘 전문인력들의 국적취득을 위한 소요기간이 늘어날 수 있어 이같이 조치했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을 지낸 노영희 변호사는 <뉴스1>과 통화에서 "국가안보와 사회질서에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기준은 결국 법무부의 자의적 판단이 될 것"이라며 "이 기준은 매우 위험하고 추상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익이 되는 사람은 받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내쫓겠다는 발상 자체가 위험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 "귀화신청 1등 '조선족' 잇단 범죄는 구조적 문제"
법무부는 또한 외국인이 귀화 또는 국적회복을 할 경우에는 국민선서를 하고, 법무부 장관이나 출입국관리사무소장, 재외공관자 등에게 국적증서를 받아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도록 했다. 우편 통지서만 발송하는 현행 제도로는 국민으로서 소속감과 자긍심을 고취하기에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귀화 요건인 '품행단정'의 구체적인 판단 기준도 하위법령에 둘 수 있게 하는 근거를 국적법에 마련했다. 인재 특별귀화 대상자를 선정하는 국적심의위원회의 설치 근거와 소관 사무 등에 관한 내용도 법률에 규정했다.
국적법에 귀화요건으로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와 공공복리를 저해하지 않는다'고 법무부장관이 인정할 것을 추가하고, 범죄경력과 병역이행, 체납여부 확인 등 현행 국적법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관계기관 협조 요청 근거도 법률에 규정하도록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체류연장 목적의 일반적인 귀화 제도가 남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귀화와 관련해 법무부를 견제할 기관이 없는 상황이라 관련 정책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사회적인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 변호사는 특히 우리나라 귀화 신청자 중 조선족(한국계 중국인)의 비중이 높은 점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일부 조선족에 의한 강력범죄가 이어지면서 사회적인 불안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 변호사는 "조선족에 의한 강력범죄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더 큰데 이번 정책에는 이런 측면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국가별 귀화신청 및 국적취득 현황에 따르면 가장 많은 신청자는 조선족이었다. 조선족의 4만484건의 귀화 신청 중 허가된 것은 2만5628건이었다.
노 변호사는 법무부가 입법예고 기간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것과 관련, "이것 역시 순서가 바뀌었다"며 "먼저 사회적인 뜻을 모았어야 한다. 자국의 이익만을 판단한다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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