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제조사 檢 조사 시작…'옥시' 사망자만 70명(종합)
'옥시' 임원 검찰 첫 출석…증거인멸·배상책임 회피 의혹도
檢 파악 피해자수 221명…옥시 조사 끝나면 다른 회사도 줄소환
- 김수완 기자,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김수완 구교운 기자 =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 중 처음으로 옥시레킷벤키저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시작됐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을 전담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옥시레킷벤키저에서 인사를 담당하고 있는 김모 상무를 19일 오전 10시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상무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과 옥시 간의 협상 자리에서 옥시 측 대표로 나와 합의를 주도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날 10시쯤 검찰에 출석한 김 상무는 "오늘 어떤 말씀을 하러 왔느냐" "롯데마트 등은 합의하고 있는데 (합의에 대한) 계획은 없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없이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김 상무를 통해 옥시측 회사 구성, 보고 체계를 파악한 뒤 추가 소환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그 동안 피해자들을 상대로 가습기 살균제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인하는 데 집중해온 검찰은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롯데마트 '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 '세퓨 가습기 살균제' 등 4개 제품에서 폐 손상 유발 물질이 포함됐다고 결론을 내렸다.
옥시,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개 회사는 PHMG를, 세퓨는 PGH를 각각 사용했다. 옥시, 홈플러스, 롯데마트가 사용한 PHMG의 제조원은 SK케미칼이다.
반면 애경, 이마트, 산도깨비 등 문제가 불거졌던 다른 회사의 경우 CMIT, MIT 등을 사용해 이 회사 제품들과 사망 사이에는 직접 인과관계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 중 영국계 다국적 기업인 옥시는 가장 많은 피해자·사망자를 낸 것으로 알려진 회사다.
현재 검찰이 파악한 전체 피해자수는 사망자 94명 등 총 221명이며 이 중 옥시 제품의 피해자는 사망자 70명을 포함해 177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롯데마트 제품의 피해자는 사망자 16명을 포함해 41명, 홈플러스 제품의 피해자는 사망자 12명을 포함해 28명인 것으로 파악했다. 세퓨 제품의 피해자는 사망자 14명을 포함해 27명이다.
다만 여러 회사의 제품을 섞어 쓴 사람이 있어 전체 피해자수는 각 제품별 피해자수를 합한 것보다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세퓨의 경우 다른 제품과 비교하면 판매량 대비 사망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다. 검찰 관계자는 "세퓨의 경우 PGH를 사용했는데 PGH의 독성이 PHMG의 독성보다 더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소시효가 지났는지 여부를 가리지 않고 파악한 피해자 숫자"라며 "현재는 공소시효를 생각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옥시에 대해서는 이외에도 각종 '증거인멸'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검찰은 옥시 측이 살균제의 유해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 다수가 파기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옥시 홈페이지에 피해자들이 올린 글이 다수 사라진 정황도 확인했다.
옥시 제품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 교수들도 의혹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서울대, 호서대 등 교수 역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서울대 조모 교수의 경우 옥시로부터 돈을 받고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옥시는 당시 정해진 실험 조건을 제공하면서 이에 맞춰 실험을 하는 대가로 연구팀에 2억5000여만원씩을 지급했으며 조 교수 등의 계좌로는 수천만원 상당의 자문료까지 입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변호인을 통해 "연구용역비와 별도로 개인 계조 연구 자문료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수천만원을 받은 것은 사실이 아니며 연구실 비정규직 직원의 명절 격려금, MT 비용 지원, 회식비 등 공적인 용도에 모두 지출했다"고 해명했다.
이밖에 옥시에 대해서는 2011년 무렵 사망 사건이 불거진 직후 갑작스레 회사 형태를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바꿔 배상 책임을 피해가려는 '꼼수'를 부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유한회사의 경우 주식회사와 달리 외부감사·공시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날 소환한 김 상무를 시작으로 옥시 관계자들을 줄소환해 이런 내용의 의혹을 모두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옥시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롯데마트, 홈플러스, 세퓨 등 다른 회사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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