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키티' 둘러싼 한-일 기업 분쟁…"사기 혐의 무죄"
산리오 "중개 계약 맺어 놓고 수십억원대 로열티 탈루했다" 주장하며 고소
4번 재판 끝에 사기 혐의 무죄 선고…법원 "형사처벌 무죄 민사 책임은 있을 수 있어"
- 김수완 기자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헬로키티', '챠미키티' 등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일본 기업 산리오와 국내 독점 라이센스 업체였던 아이시스컨텐츠 간에 벌어진 법정 분쟁에서 무려 4번에 걸친 재판 끝에 한국 기업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아이시스는 사기혐의를 묻는 형사 재판에서 무죄를 받은 것이어서 민사 책임은 질 수도 있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황한식)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아이시스의 실질적 대표 김모(53)씨에 대한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산리오와 아이시스의 법정 분쟁은 지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회사가 벌인 법정 분쟁의 핵심은 '로열티 보고 누락·축소 보고'다.
아이시스는 지난 2008년 산리오와 계약을 맺었다. 헬로키티 등 캐릭터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국내 업체를 모집해 산리오로부터 '진품'이라는 확인서를 받고, 국내 업체에 이를 건넨 뒤 로열티를 받아 산리오에 전달하는 것이 계약의 주요 내용이다. 아이시스는 로열티의 60%를 수수료로 받았다.
산리오는 지난 2011년 계약 위반 사실이 있다며 갑작스레 계약을 해지했다. 또 아이시스가 중개했던 국내 업체 80여곳과 직접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산리오가 주장한 것은 아이시스가 로열티를 보고하지 않거나 축소 보고했다는 것이다. 산리오는 2010년 업무감사에서는 약 10억원, 2011년 업무감사에서는 약 45억원 상당의 로열티가 탈루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산리오는 계약을 해지하는 데 이어 아이시스를 사기 혐의로 형사고소했고 대표 김씨는 사기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1심 재판부는 아이시스의 로열티 탈루 의혹 중 상당수를 '진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김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계약만으로 곧바로 산리오가 얻게 되는 로열티는 없다는 것이 무죄를 선고한 주된 이유였다. 산리오가 로열티에 대한 권리를 직접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시스의 로열티 탈루로 산리오가 잃은 재산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판결은 2심에서 유죄로, 대법원에서 다시 무죄로 뒤집어졌다. 2심 재판부는 김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징역 3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사건을 무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2심 재판부의 판단은 "아이시스의 로열티 탈루로 인해 로열티 채권 자체를 인식하지 못해 로열티 채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었다. 대법원의 판단은 1심 재판부와 같았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다시 지난 22일 김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이시스가 '진품 확인' 증서를 아무 업체에나 발급해 사용하게 했더라도 아이시스가 이 사실을 산리오에 보고해야 한다는 계약 규정은 존재하지 않고 그로 인해 생긴 로열티를 산리오에 정산해야 한다는 규정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산리오와의 계약을 위반해 수익을 올렸을 경우 계약을 해제당하거나 손해배상 책임은 부담할 수 있다"며 "아이시스의 이런 행위로 민사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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