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최초' 정당 해산 심판 절차 어떻게 되나(종합2보)
필요적 변론 사건…입증책임은 정부에 있어
해산되면 자산은 국고로…의원 자격 놓고 논란
헌재 "헌법과 법률에 따라 엄정히 처리하겠다"
- 오경묵 기자
(서울=뉴스1) 오경묵 기자 = 정부가 헌정 사상 최초로 정당해산 심판청구를 헌법재판소에 접수함에 따라 정당해산 절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5일 오전 11시 57분께 헌법재판소에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와 정당활동 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정당해산 심판은 헌법재판소의 주요 권한 가운데 하나로 정부의 청구에 따라 진행된다. 정당해산 심판청구는 지난 1988년 헌법재판소가 창설된 이후 처음이다.
헌법 제8조 제4항은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해 해산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정부의 법률적 대표인 법무부는 정당해산 청구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헌법 제89조 제14항에 따라 정당해산의 제소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법무부가 헌재에 제출한 청구서는 400쪽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헌법재판소법 제30조는 정당해산심판의 경우 구두변론을 반드시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헌재는 변론기일을 지정한 뒤 정부, 통합진보당 등 양측의 입장을 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입증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 피청구인인 통합진보당의 활동과 목적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는 점을 정부가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심리는 재판관 7명 이상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해야 하고 정당해산에 대해 인용결정을 할 때에는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헌재법 제38조에 따르면 '헌재는 심판사건을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종국결정의 선고를 해야 한다'고 돼있다. 다만 이는 훈시규정에 불과해 강제력은 없다.
헌재는 정당해산심판 청구가 들어왔을 때 직권 혹은 청구인의 신청으로 해당 정당의 활동을 정지시키는 가처분 결정도 내릴 수 있다.
황 장관은 앞서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보조금 수령 행위 등 각종 정당활동 정지 가처분 등의 절차를 조속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정부는 이날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활동정지가처분신청도 함께 냈다. 따라서 헌재는 이에 대해서도 판단해야 한다. 가처분의 경우 재판관 7명 이상이 출석한 가운데 심리하고,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결정하게 된다.
헌재 관계자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가처분 사건은 빠르게 결정되더라도 본안에 대해서는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해산 결정이 내려지면 결정문은 국회와 정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으로 전달된다. 정당해산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당법에 따라 집행한다.
정당법에 의해 해산된 정당의 잔여재산은 국고로 귀속된다. 당의 이름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또 해산된 정당을 대체한 새로운 정당도 만들 수 없다.
다만 해산이 결정된 정당 소속의 국회의원들에 대한 신분 규정은 없는 상태다. 다만 법무부는 법리적으로 해석했을 때 의원들의 의원직 상실 결정을 받아내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을 위헌으로 판단해 정당을 해산하면 소속 의원도 의원직을 상실시켜 활동을 금지하는 것이 위헌정당 해산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속 의원의 자격이 유지될 경우 국회의원직을 이용해 헌법의 '우산' 아래 각종 특권을 향유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의원직'과 관련된 명문 규정이 없어 이를 놓고 적지 않은 논란이 벌어질 전망이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경우 사회주의제국당에 대한 해산결정을 내리면서 소속 의원들의 자격상실 결정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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