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백설공주' 팝아티스트, 선거법위반 무죄
"특정 후보 지지·추천, 비방한다고 볼 수 없어"
- 전준우 기자, 김수완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김수완 기자 =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후보 비방, 문재인·안철수 후보 지지 등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던 팝아티스트 이하(45·본명 이병하)씨가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1일 이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벽보 어디에도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을 명백히 포함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예술적 창작 활동으로 중의적 해석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길거리 예술로 정치인을 풍자하는 삽화 활동을 계속해서 해왔다"며"활동의 연장 선상에서 이 사건 벽화를 그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벽보가 특정후보를 지지·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는다"면서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큼 입증이 되지 않았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하씨는 지난해 6월, 대통령 선거를 6개월 앞둔 시점에 박 후보를 풍자하는 벽보를 만들어 부산지역 일대 버스·택시 정류장 광고판 한 곳에 5~10매씩 부착했다.
또 같은해 11월 후보 단일화 논의가 한창 이뤄지던 시점에는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얼굴을 반반씩 그려 합친 뒤 'Go+innovation'이라는 문구를 넣은 벽보 500여매를 만들어 서울시내 일대 버스정류장, 지하철 출입구 등에 붙이기도 했다.
검찰은 이같은 행위가 공직선거법이 위반하는 특정후보 지지 혹은 반대 행위에 해당한다며 지난 6월 이하씨를 불구속기소했다.
이날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가운데 이하씨의 이같은 행위가 '예술'로서 보호돼야 하는 것인지 혹은 '정치적 표현'으로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열띤 공방이 오갔다.
검찰 측은 이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유죄 판결을 받아야 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검찰 측은 최종의견진술을 통해 "이 자리는 이 포스터가 예술인지를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표현의 자유가 법적 권리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현대까지 많은 노력을 거쳐왔다"며 "특히 자유로운 표현의 자유, 여론형성의 자유는 대의민주주의에서 보장받아야 할 권리"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개인적인 피해자가 있는 사건은 아니지만 실질적 피해자는 전체 국민"이라며 "선거운동의 자유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일반인과 예술인이 법 적용에 있어 차이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이하씨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이 사건은 표현·예술의 자유와 선거의 공정성 간의 균형을 어디서 찾을 것인지가 문제가 되는 사건"이라고 맞섰다.
변호인 측은 "공익 침해가 명백할 때도 형벌은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돼야 한다"며 "이하씨를 처벌해야 질서가 유지되는지를 한번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해석이 다양한 '예술'은 누구나 명백히 알 수 있는 '공직선거법 규정'과 다르다"며 "이 포스터를 보고 박 후보를 반대하는 내용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하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정치인이라면 죄를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저는 예술가입니다, 저는 무죄입니다"고 배심원들을 향해 호소했다.
배심원단은 2시간30분 가량 토론을 거쳐 9명 가운데 8명은 박근혜 대통령의 벽보가 특정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무죄 의견을, 1명은 유죄 의견을 냈다.
문재인·안철수 당시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무죄 의견이 5명, 유죄 의견이 4명으로 팽팽히 맞섰다.
junoo568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