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측 "밀어내기라고 생각 안해"

파트장, 첫 공판서 증인으로 출석해 "손해 안 끼쳤다"
모두진술에서는 "구입 강제 사실 인정…책임진다"

김웅 남양유업 대표(앞줄 왼쪽 두 번째)와 이창섭 피해대리점협의회 회장(앞줄 오른쪽 세 번째)을 비롯한 양측 관계자들과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7월 서울 중구 중림동 LW컨벤션에서 '남양유업 정상화를 위한 공동 선언문' 교환을 축하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News1 손형주 기자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대리점주들을 상대로 이른바 '밀어내기'(물량강매) 영업을 한 혐의로 기소된 남양유업 임직원들에 대한 첫 공판에서 남양유업 측이 이번에는 "협의해서 진행했을 뿐 밀어내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는 "밀어내기를 한 점을 일부 인정한다"는 김웅 남양유업 대표의 증언이 있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위현석) 심리로 23일 열린 김 대표 등 남양유업 임직원 6명에 대한 첫 공판에 남양유업 측 증인으로 출석한 서부지점 파트장 양모씨(38)는 "협의를 통해 진행해 대리점주들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았다"며 이같이 증언했다.

또 "명절 떡값 요구가 없었느냐"는 검찰 측의 질문에 "요구한 적이 없었고 대리점주들이 고생했다며 수고비를 준 적은 있다"고 답했다. "대리점 개설비, 회식비를 요구한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어 검찰 측이 "남양유업의 지위가 우월하기 때문에 대리점주 입장으로서는 협의가 아닌 강요라고 느낄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묻자 "영업사원들은 대부분 대졸로, 대리점주들의 나이가 40세 이상이기 때문에 실제 영업에서는 강요가 힘들다"고 말했다.

양씨는 김 대표 등을 고소한 대리점주들에 대해서도 강한 의심을 드러냈다.

양씨는 "순수 도매거래와는 달리 (이번에 문제된) '위탁판매'는 남양유업이 판매자가 되고 대형유통업체가 구매자가 되는 거래구조를 갖고 있다"며 "제때 물품을 공급하지 않으면 (대리점주가 아닌 우리가) 금전적 손해배상 책임, 패널티 등을 떠안게 된다"고 전제했다.

이어 "(밀어내기 영업을 문제 삼은) 대리점주 이모씨의 경우 수시로 항의를 받아 납품하신 후 관리를 잘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또 "안정적 수수료 수입 등으로 대리점주들이 위탁판매를 선호하지 않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도 "이씨의 경우 1200만원을 주고 위탁권한을 양수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증인신문에 앞서 진행된 모두진술에서 남양유업 측은 이전 공판준비기일 때와 마찬가지로 일부 밀어내기 영업을 한 혐의는 인정한다며 결과적으로는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 등 임직원 6명은 대리점주들에게 자사 제품을 강매한 혐의(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지난 8월 불구속기소됐다.

또 공정거래위원회가 제품 강매 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은 남양유업 전직 대표이사 박모씨, 밀어내기에 가담한 영업사원 등 22명은 벌금 300만~1000만원에 약식기소됐고 양벌규정에 따라 남양유업㈜는 벌금 2억원에 기소됐다.

다만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abilityk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