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국정원 '종북 척결' 명확한 기준 없다"(종합)
전 심리전단장 "원세훈 지시에 선거개입은 없었다"
댓글 선거개입 2차 공판, 신분보호 위해 차단막 설치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특별수사팀을 이끌고 있는 윤석열 여주지청장(53·사법연수원 23기)이 국가정보원의 종북 처결 대상에 대한 기준과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 지청장을 비롯해 박형철 공공형사부장 등 특별수사팀 검사들은 공소유지를 위해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판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 심리로 2일 열린 원 전 원장에 대한 2차 공판에서 윤 지청장은 "국정원이 북한의 사상이나 체제를 단순히 동조하는 자들을 모두 '종북 세력'으로 지칭한 뒤 척결을 위해 사이버 활동을 벌이는 것"이라며 "야당의 주장이 북한의 주장과 우연히 일치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이번 사안은 전형적인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기소한 것이 아니다"며 "국정원이 어떤 기준도 없이 안보활동을 빙자해 임의로 정치개입과 선거개입을 하고 있다는 것이 기소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검찰 측은 "국정원이 북한의 대남 선전·선동 활동에 대처하기 위해 사이버 활동을 했다면 국정원의 의견임을 공표하지 않고 일반 국민인 것처럼 의견 개진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정당한 활동으로 북한의 대남 선전 등 실상을 알리고자 했다면 제대로 된 실태를 알려야지, '4대강 사업 제대로 한겁니다' 등 결과만 내놓았을 뿐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 단장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지시로 사이버 활동을 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선거 개입에 대한 지시를 받은 사실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민 전 단장에 대한 증인신문은 국정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차단막을 설치해 국정원 직원의 신분 보호를 유지하면서 진행됐다.
원 전 원장 측 변호인은 비공개로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민 전 단장은 이날 공판에서 "사이버 심리전의 주요 업무는 북한과 종북세력의 선전·선동에 맞서서 활동을 대응하는 심리전, 정부의 국정성과 홍보활동 등으로 나뉜다"고 말했다.
그는 "원장님 업무 관련 내용을 접할 수 있는 것은 부서장 회의와 모닝 브리핑을 통해서"라며 "원 전 원장은 선거 때만 되면 북한이 선전·선동을 강화하기 때문에 잘 대응해야 한다고 원론적으로 했던 지시했을 뿐 선거 개입을 지시한 적은 없다"고 증언했다.
또 "원 전 원장의 지시 뿐만 아니라 '우리민족끼리' 등 주요 북한 사이트를 모니터링 한 뒤 나타난 이슈 등에 대응하는 업무를 했다"며 "제주해군기지, 한미FTA 등 국내에서 논란이 되는 정치 이슈 등이 주로 등장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2월 전 부서장 회의 녹취록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금년 한해는 총선도 있고 대선도 있는데 종북좌파는 북한과 연계해서 다시 정권을 잡으려고 하고 있다"며 "야당이 (당선)돼야 강성대국이 완성된다는 것이 북한의 입장이다"고 지시한 바 있다.
검찰은 '다시 정권을 잡으려는 종북좌파'는 누구를 지칭하는 것이냐고 민 전 단장을 추궁했다.
이에 대해 민 전 단장은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지칭해서 지시한 적은 없다"며 "선거를 앞두고 북한이 계속 지령을 내려 실상을 알리기 위해 원론적으로 지시했던 것"이라고 답변했다.
원 전 원장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9일 열린다. 이날 공판에서는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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