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국정원 사건' 경찰 데이터 삭제 확인
'디가우징' 아닌 '덧씌우기'...증거인멸 혐의
민주당에 기밀 제보 전 국정원 직원 재조사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소속 사이버분석팀장 A경감이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과 관련해 삭제 의도와 배경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A경감은 '데이터 덧씌우기' 방식으로 경찰 공용 컴퓨터 안에 있던 '국가정보원 여직원 댓글 사건'과 관련된 수사 및 보고기록을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 A경감은 당초 알려졌던 것처럼 강한 자력으로 하드디스크를 망가뜨리는 '디가우징' 방식이 아니라 여러 번 데이터를 덧씌우고 파일명 등을 바꾸는 방식으로 복구를 어렵게 만드는 '무오(mooO)'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검찰은 A경감이 지우려 했던 데이터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한편 이같은 행위에 공용물건손상 뿐 아니라 증거인멸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다만 압수수색 때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구체적 혐의가 드러날 때까지는 이 혐의와 관련해 경찰 윗선 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할 것을 미리 알았다면 전날 밤에 미리 증거인멸을 했을 텐데 당일 현장에서 본인이 순간적으로 판단 미스를 한 게 아닌가 싶다"며 "확대수사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다만 수사에 따라 삭제된 데이터가 관련 의혹과 관련해 중대한 자료이거나 급작스러운 압수수색에 따른 윗선의 지시 정황 등이 드러날 수 있어 수사 확대 가능성도 남아있다.
검찰은 A경감의 파일 삭제 경위를 파악한 뒤 서울지방경찰청과 서버를 공유하고 있는 경찰청에서 해당 삭제 자료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운 데이터에 대해서도 복구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A경감은 윗선 지시에 따른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국정원 기밀을 외부에 제보한 혐의(국정원법상 직무상 비밀누설)와 관련해 전직 국정원 직원 김모씨(50), 정모씨를 지난 13일에 이어 26일 추가로 소환조사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민주당에 심리정보국 활동을 제보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 사건 제보 사실이 알려진 후 파면됐다. 정씨는 심리정보국 소속은 아니었다.
전직 국정원 직원으로 민주당 소속이었던 김씨는 정씨로부터 자료를 받아 민주당에 제공한 혐의다.
한편 검찰은 '국정원 여직원 감금사건'도 수서경찰서로부터 곧 넘겨받아 직접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검찰이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 속도를 높여감에 따라 '본류' 핵심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서도 이르면 이번주 중 재소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chind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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