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복합 1.8만호 공급 속도…주민제안·사업성 보강(종합)
용산·목동 등 11곳 신규 선정…용적률 법적 상한 최대 1.4배
첫 착공까지 5년·후보지 40% 철회…이번에도 주민 동의가 관건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정부가 3년 만에 서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도심복합사업) 신규 후보지를 선정하며 1만 8000가구 규모의 도심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낸다. 용산·목동 등 11곳에서 1만 7881가구를 공급하고 2030년 하반기 착공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이번에 주민이 직접 사업지를 제안하는 공모 방식을 처음 도입하고 용적률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 제도를 손질했다. 주민 반발과 사업성 문제 등으로 사업이 지연됐던 과거 사례를 고려해 후보지 선정부터 주민 참여를 높이고 사업성을 보강한 것이다.
이번 서울 후보지는 10개 자치구에 걸쳐 총 1만 7881가구 규모다. 역세권 유형 6곳, 저층주거지 유형 5곳이다. 이 가운데 용산구 효창공원앞역 북측(4040가구)과 양천구 목동 염창역 남측(4222가구) 두 곳에서만 전체의 46%인 8262가구가 나온다.
기존 서울 후보지가 은평·도봉·영등포구 등 강북·서남권에 몰렸던 것과 달리 서초구 이수역 동측(918가구)과 송파구 올림픽공원 인근(935가구) 등 강남권도 포함됐다. 마포구 망원체육공원 인근(940가구)과 서초구에서는 처음으로 후보지가 나왔다.
도심복합사업은 역세권이나 노후 저층주거지 등 민간 개발이 어려운 도심 지역을 공공이 주도해 개발하는 일종의 공공 주도 재개발 방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사업을 시행하고 조합 설립과 관리처분계획 등의 절차를 생략하는 대신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를 부여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도심복합사업은 2021년 도입됐지만 아직 착공한 곳은 없다. 첫 착공지는 인천 제물포역 인근(3497가구)으로, 연내 착공하면 후보지 선정 이후 5년 만에 첫 삽을 뜨게 된다.
그동안 사업이 더뎠던 주요 원인으로는 주민 반발과 사업성 문제가 꼽힌다. 도입 이후 전국 82곳이 후보지로 선정됐지만 이 가운데 40%인 33곳이 주민 반대와 사업성 부족 등을 이유로 철회됐다.
초기 후보지는 지자체 추천 위주로 선정되면서 주민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불만이 컸다. 예정지구 지정에 필요한 주민 동의율도 10%에 불과해 후보지 선정 문턱이 낮았다. 공공기관에 소유권을 넘기고 입주권을 받는 방식 자체에 대한 거부감도 적지 않았다. 현금청산을 택하면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보상받아 시세보다 낮다는 우려도 주민 반대 여론을 키웠다.
정부는 이번 후보지부터 선정 방식을 바꿨다. 지자체 추천이 아니라 주민이 직접 사업지를 제안하는 공모 방식을 처음 도입했다. 주민 제안 44곳을 접수해 노후도와 사업성, 주민 의향률 등을 따져 11곳을 골랐다. 반대가 거셀 곳을 선정 단계에서 미리 걸러내 사업 지연 가능성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사업성과 보상도 보강했다. 정부는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최대 1.4배까지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추가 인센티브로 생긴 이익은 후보지 발표일 이전부터 토지 등을 소유한 기존 주민에게 일반 분양가보다 저렴하게 신축 주택을 우선 공급하는 데 활용한다.
제도의 지속성도 확보됐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은 올해 말이던 도심복합사업 일몰 기한을 2029년 12월 31일까지 3년 연장했다. 건축물 높이 제한 완화 특례를 추가하고 복합사업계획 승인 시 특별건축구역 지정을 의제해 인허가 절차도 줄였다.
정부는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2030년까지 도심복합사업으로 수도권에 5만 1000가구를 착공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이번 서울 1만 7881가구의 사업 속도를 좌우하는 것도 결국 주민 동의다. 후보지가 복합지구로 지정되려면 토지 등 소유자 3분의 2 이상, 토지 면적 2분의 1 이상 소유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공모 단계에서 확인한 주민 의향률이 실제 지구 지정에 필요한 동의율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업계에서는 용적률을 높이고 절차를 줄여도 재산권 침해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공이 토지를 수용하는 사업 구조는 그대로인 만큼 보상 수준과 분담금에 대한 주민 설득이 속도를 가를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10월 중 11곳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2027년 상반기 예정지구 지정을 거쳐 2030년 하반기 착공이 가능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정우진 국토부 주택공급추진본부장은 "후보지 선정에 그치지 않고 지구 지정과 사업계획 승인 등 후속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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