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노선 600조 신청 몰렸는데 재원은 50조…5차 철도망 '옥석 가리기'

지자체 건의 300건 달해…한정된 재원에 치열해진 노선 유치전
'5극 3특' 맞춰 비수도권 연결 검토…경제성·정책가치가 변수

ITX 마음 열차.(자료사진) ⓒ 뉴스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향후 10년간 국가 철도 투자의 밑그림을 그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년)에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건의한 사업이 약 300건, 총 600조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규 철도사업에 투입할 수 있는 재원은 40조~50조원 안팎으로 거론돼 치열한 노선 반영 경쟁이 예상된다.

정부는 '5극 3특' 초광역권 구상에 맞춰 비수도권 거점 간 연결성을 중점적으로 검토하면서도 한정된 재원을 고려해 사업의 시급성과 경제성 등을 따져 '선택과 집중'에 나설 방침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11월, 늦어도 연내 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의 5극 3특 초광역권 구상과 3대 메가프로젝트 등 주요 정책 방향을 철도망 계획에 어떻게 반영할지도 관심사다.

정부의 국토균형발전 전략인 5극 3특 구상은 대도시권 중심의 기존 교통망 체계를 초광역 생활권 단위로 재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5차 철도망에서는 비수도권 거점 간 연결성을 높이는 철도망 구축 필요성이 주요 검토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300개 사업·600조원 몰렸다…40조~50조원 놓고 '옥석 가리기'

계획 발표가 다가오면서 지자체의 노선 유치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강원도는 춘천~원주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춘천 연장 등 9조 원대 10개 노선을 건의했다. 대장~홍대선 인천 연장, 신천~하안~신림선 등 수도권에서도 광역철도 연장·신규 사업의 막판 반영을 위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건의된 사업 규모가 가용 재원을 크게 웃도는 만큼 모든 사업을 계획에 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추진 중이거나 확정된 기존 사업에도 40조 원 이상의 재원이 필요한 만큼 사업의 시급성과 파급효과, B/C(비용편익분석)와 AHP(종합평가) 결과 등을 기준으로 '옥석 가리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신규 예산 규모를 어느 정도로 할지 기획예산처 등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며 "협의가 끝나면 AHP 분석 결과에 따라 공청회, 관계기관 협의 등의 순서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의 5극 3특 구상을 실현하려면 고속철도망을 비롯한 여러 철도망의 연결이 잘 돼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비수도권의 거점과 거점을 연결하는 필요성에 대해 검토 중이고 연내 발표를 목표로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16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연내 발표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홍 장관은 당시 "300개 노선에 대해서 B/C(비용편익분석)를 거치고 재정 당국과 총 실링(예산)에 대해서 지금 협의를 하고 있다"며 "10월 중으로 공청회를 거쳐 연내에는 고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제성만으로 고르나…초광역권 등 '미래가치' 평가 주문

5차 철도망 계획에서는 한정된 재원 안에서 사업을 선별해야 하는 만큼 기존 경제성 중심의 평가 방식뿐 아니라 초광역권 구축 등 정책적 가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동민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5극 3특을 중심으로 한 초광역 경제·생활권 구축과 3대 메가프로젝트, 탄소중립 등의 정책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철도의 미래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며 "이같이 시급하고 중요성이 높은 정책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경제성을 가장 중요시했던 예비타당성조사의 탄력적 운영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