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천명 내려오는데…세종시 "집 지을 땅 팔아달라"

법무부·성평등가족부 등 이전…2027년까지 신규 입주 '공백'
LH에 택지 매각 확대 요청…정부 '직접 시행' 기조가 변수

정부세종청사 및 주변 아파트 단지 전경. ⓒ 뉴스1 김기남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2차 중앙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이전으로 세종에 최대 3000명 안팎의 공무원이 추가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규 주택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당장 내년 상반기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가 이전하는 가운데 세종은 2027년까지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사실상 '공백' 상태다.

세종시는 주택 공급을 앞당기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토지 매각 확대를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가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대신 LH가 직접 개발·시행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하면서 세종시가 원하는 방식의 공급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상반기부터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등 미이전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을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외교부와 통일부 역시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등 주요 국가기관 일정에 맞춰 이전을 검토하고 있으며, 공소청·중수청과 경찰청 등은 별도 청사를 마련한 뒤 이전할 예정이다.

내년 이전 대상인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의 이전 인원만 1300여 명에 달한다. 향후 경찰청과 공소청 등까지 이전 대상에 포함되면 추가 이전 규모는 3000명 안팎까지 늘어날 수 있다.

문제는 이주 수요를 받아낼 신규 주택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발표한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을 보면 세종은 올해 하반기와 2027년 입주 예정 물량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2028년 상반기에도 입주 예정 물량은 1122가구에 그친다.

세종시는 이에 따라 추가 택지 공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LH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에 토지 매각 확대를 요청하고, 이를 통해 신규 주택 공급을 늘려 기관 이전에 따른 주거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다.

기관 이전은 내년인데 입주는 '공백'…LH 직접 시행이 변수

하지만 LH가 택지를 추가로 민간에 매각하는 방식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가 공공택지를 민간에 넘기기보다 LH가 직접 개발·시행해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바꿨기 때문이다.

세종시는 민간 택지 공급을 통해 주택 건설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도 중앙행정기관 이전에 맞춰 주택 공급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공급이 필요한 지역에 대해서는 LH 직접 시행뿐 아니라 민간 택지 매각을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위원은 "LH가 직접 시행하는 방식보다는 민간에 토지를 매각하고 주택을 짓도록 해 빠른 공급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수도권 공급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지역에 신경을 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공급이 필요한 지역에 한해 매각 제한을 풀어주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