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처럼 짓고 임대료는 싸게…'보편형 임대' 관건은 재정 지속성

2030년까지 19만가구 공급…역세권·중형 평형에 민간 수준 품질
LH 임대주택 운영손실 3조원 넘어…"재원·가용택지 확보 관건"

한성숙 국무총리가 경기 고양시 고양창릉 공공주택지구를 둘러보고 있다. 정부는 역세권·도심 등 선호 입지를 중심으로 보편형 공공임대를 공급하고, 고양창릉 B-1블록(1594가구)을 올해 첫 착공할 계획이다. (자료사진) 2026.7.9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정부가 중산층까지 입주할 수 있는 '보편형 공공임대'를 2030년까지 19만 가구 공급한다. 역세권·중형 평형에 민간 수준의 품질을 적용하면서 임대료는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할 계획이어서 재원 부담과 장기적인 사업 지속 가능성이 과제로 꼽힌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21일 '두텁고 촘촘한 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주거안정플랜'을 통해 보편형 공공임대 도입 방안을 제시했다.

이재명 정부의 대표 주거 정책인 보편형 공공임대는 소득·자산 기준을 완화해 청년과 신혼부부, 중산층 등 다양한 무주택자가 입주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공공임대가 취약계층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면 보편형 임대는 공공임대의 수요층을 중산층까지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공공임대는 과거처럼 작은 평형 위주로 공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역세권 중심의 고품질 아파트를 공급해야 한다"며 "중산층도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를 국가가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주택의 상품성부터 끌어올릴 계획이다. 역세권과 도심 등 선호도가 높은 입지에 공급하고 가족 단위 거주가 가능한 중형 평형을 중심으로 구성한다. 기존 2베이 중심 평면에서 벗어나 3·4베이 등으로 구조를 개선하고 마감재도 고급화해 민간주택 수준의 품질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책정한다. 청년·결혼·출산 여부와 소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임대료를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보편형 공공임대는 건설형 17만 5000가구와 매입형 1만 8000가구 등 총 19만 가구를 2030년까지 공급한다.

"상품성 개선 긍정적…무주택자 선택지 넓어져"

전문가들은 공공임대의 상품성이 개선되면 무주택자의 주거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다고 평가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상품성을 높이면 공공임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좋은 입지에 거주하고 싶어 하는 무주택자의 수요도 일부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공주택의 양적 확대와 함께 중산층까지 수요층을 넓혔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고 119만 가구 공급은 임대시장 안정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커지는 임대주택 운영손실…장기 사업모델 '숙제'

다만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를 갖출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역세권에 중형 주택을 공급하려면 토지비 등 초기 사업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민간주택 수준으로 품질을 높이면서 임대료를 주변 시세보다 낮게 유지할 경우 장기간 운영 과정에서 손실이 누적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LH의 임대주택 운영손실은 2016년 1조 1706억 원에서 2024년 2조 8311억 원, 지난해 3조 1949억 원으로 늘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책 취지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역세권에 공급할 수 있는 토지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감당할지가 관건"이라며 "임대료를 낮게 책정하면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도 계속 누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위원은 "임대주택은 운영 과정에서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늘어난 손실을 어떻게 감당할지가 중요하다"며 "특히 역세권 등 선호 입지의 가용 택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인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