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삼전·하이닉스 훈풍"…중견 건설사 '일감 확대' 수혜

금호건설 플랙트 공장·IS동서 반도체 PC 공정 수주
동부건설·HL디앤아이한라도 가세…주택 부진 속 '새 먹거리'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의 반도체·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가 대형 건설사를 넘어 중견 건설사로 번지고 있다.

주택 경기 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반도체와 AI 관련 산업이 중견 건설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공조시설 공장부터 전력 공급 등 주변 인프라와 일부 전문 공정까지 일감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금호건설(002990) △아이에스(IS)동서(010780) △동부건설(005960) 등 중견 건설사들은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반도체·AI 투자와 관련된 공사를 잇달아 수주하고 있다.

금호건설 '삼성전자 인수' 플랙트 공장 신축 수주…"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

대표적으로 금호건설은 지난 8월 삼성전자가 인수한 독일 공조(HVAC) 기업 플랙트 그룹의 광주 생산공장 신축 공사를 수주했다.

플랙트 그룹은 삼성전자가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인수한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다.

HVAC는 공장 등 대형 건물의 온도·습도를 제어하고 공기질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최근 24시간 가동되며 많은 열이 발생하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면서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금호건설은 이번 수주를 통해 삼성전자의 공조사업 확대를 뒷받침할 생산기지를 짓게 됐다. 이를 계기로 첨단 산업시설 건축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IS동서, SK하이닉스 반도체 투자 수혜…SK에코플랜트 통해 PC 공정 수주

IS동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를 수주하며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7월에는 SK에코플랜트와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 1기 Ph-1 IBL FAB PC공사-2'(서측 공동구2)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사업비는 313억 원 규모다.

이에 앞서 5월에는 SK에코플랜트와 SK하이닉스 '청주 P&T7' 신축 프로젝트(635억 원 규모)를 수주했다.

두 사업 모두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투자 확대가 SK에코플랜트의 수주를 거쳐 중견 건설사의 일부 공정 수주로 이어진 사례다.

주 시공은 SK에코플랜트가 맡고, IS동서는 PC 공법 시공을 하도급받았다.

PC는 공장에서 생산한 기둥과 벽 등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것을 말한다. 모듈러(조립식) 공법의 일환이다.

반도체 공장 공사에서는 공사기간(공기) 관리가 중요한 만큼 PC 공법을 활용한 중견 건설사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동부건설·HL디앤아이한라, 주변 시설·전력 인프라 시공…중견사 '새 먹거리'

동부건설과 HL디앤아이한라도 반도체 시설 공사에서 꾸준히 실적을 쌓고 있다.

동부건설은 2023년 SK하이닉스 청주지원관 프로젝트를 준공한 데 이어 지난해 7월 청주4캠퍼스 부속시설 건설공사도 수주했다. 공사비는 725억 원 규모다.

이는 반도체 생산시설 인근에 필요한 자원순환센터와 부품·자재 창고, 원자재 창고 등을 짓는 사업이다.

HL디앤아이한라가 수주한 삼성전자 평택 345킬로볼트(kV) 변전소 신축공사는 마무리 단계다. 지난 8월 말 기준 공정률은 약 90%였다.

초고압 변전소와 2.5㎞ 길이의 가공 송전선로를 구축해 캠퍼스 확장에 필요한 전력 인프라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업계는 반도체 투자 확대가 중견 건설사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방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주택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가운데 중견 건설사들은 반도체와 AI 관련 주변 인프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대형 건설사 대비 직접적인 반도체 공장 시공 경험은 부족하더라도 일부 공정에서 하나둘 실적을 쌓으면 향후 관련 사업 수주를 확대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