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세제개편 한 달]② 서울 전세 매물 13%↓…전셋값 역대 최고 7.1억

3000가구 대단지도 월세 '0건'…전월세 매물 품귀 심화
실거주 강화에 임대물량 감소 우려…'노룩 계약' 늘어날 듯

노룩 전세 계약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7억 1178만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 매물도 한 달 새 6%, 1년 전과 비교하면 13% 넘게 줄었다. 입주 물량 감소와 갭투자(전세 낀 매매) 제한에 이어 실거주 중심의 8·3 세제개편까지 더해지면서 임대 물량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전세 매물 급감·전셋값 7억 돌파…3000가구 대단지도 "전세 없어요"

1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서울 전세 매물은 1만 9940건으로, 전월 동기(2만 1200건) 대비 6% 감소했다. 전년 동기(2만 2966건)와 비교하면 13.2% 줄어든 수치다.

3000가구 이상 서울 강북권 대단지에서도 임대 매물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노원구 월계동 '그랑빌'(3003가구)은 지난달 31일 기준 월세 매물이 한 건도 없었다. 성북구 돈암동 '한신·한진'(4509가구)도 월세 매물이 4건에 그쳤다.

전세 매물이 감소하면서 전셋값도 오르고 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8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7억 1178만 원으로, 2개월 연속 7억 원을 넘겼다.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서울 전세시장 불안이 입주 물량 감소와 갭투자 제한, 다주택자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실거주를 유도하는 8·3 세제개편이 임대 물량을 줄이는 추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실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높이는 반면, 비거주 1주택자는 9억 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내놨다.

당정에서는 비거주자 대상 세 부담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관련 내용을 손질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수정안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혜택을 줄이기로 한 대목도 임대차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장특공제는 '장기거주소득공제'로 개편돼 실제 거주기간을 중심으로 공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재편된다. 공제 한도는 2028년 20억 원, 2029년 10억 원으로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이번 세제개편에는 조정대상지역 매입임대 아파트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배제 등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축소하는 내용도 담겼다.

전세 줄고 월세 부담 커진다…'노룩 계약' 확산 우려

실거주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임대 물량이 줄어들 경우 전세의 월세화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62만 원이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160만 원을 넘어섰다.

전월세 매물이 귀해지면서 집을 충분히 살펴보지 않고 계약하는 이른바 '노룩'(No look) 계약 사례도 더욱 흔해질 것으로 보인다.

강북구 공인중개사 A 씨는 "예전처럼 전셋집 곳곳을 둘러보면서 수돗물이 잘 나오는지 등을 꼼꼼히 살필 여유가 없다"며 "월세 매물이 나왔다는 연락을 받는 즉시 도장 찍자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임대 매물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전셋집이 워낙 없어서 줄 서서 전셋집을 둘러본다거나 노룩 전세계약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서울 입주 물량도 계속 줄고 있는 데다 세제개편까지 이어져 전세 매물이 늘어날 요인은 당분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