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세 20년' 첫 만기 앞두고 퇴거 갈등…연착륙 대책 나올까
2007년 도입 이후 집값 급등…입주민 "당시 보증금으로 갈 곳 없다"
서울시, 추가 계약 연장에 선 그어…완충 대책 필요성 제기
-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서울 장기전세주택의 임대의무기간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끝난다. 서울시는 만기 물량을 신혼부부 대상 장기전세주택인 '미리내집'으로 공급할 방침이지만, 기존 입주민들은 계약 연장과 분양 전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2007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입주민들의 퇴거 거부와 명도소송 등 갈등 현실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대체 공공임대 연계 혹은 이주비 지원 등 연착륙 대책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장기전세주택 임대의무기간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만료된다.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400여 가구가 자리를 내놓을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 2007년 '시프트(Shift)'라는 이름으로 공공임대주택 장기전세 사업을 시작했다. 무주택 중산층이 주변 시세 80% 수준에서 최장 20년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제도다. 당시 주택가격 안정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일부 단지의 임대 기간 종료를 앞두고 해당 가구를 신혼부부 대상 임대주택인 '미리내집'으로 공급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기존 거주자에 대한 추가 계약 연장이나 분양전환 등 지원은 제공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입주민들은 당장 퇴거가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20년 동안 서울 부동산 가격이 급격하게 올라 인근 지역 이주가 쉽지 않다고 주장한다.
송파구의 한 장기전세주택의 2007년 계약 당시 보증금은 2억 원 안팎이었다. 최근 7억 원대까지 올랐다. 매매가격은 17억 원에 달한다.
입주민들은 보증금을 받아서 갈 수 있는 곳은 아파트가 아닌 서울 외곽의 빌라나 수도권 지역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주거 안정을 위해 서울시에 20년 이후 추가 계약 연장과 단계적 분양 전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기존 계약대로 의무 임대 기한인 20년 이후 퇴거 원칙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공지를 통해 "기존에 체결된 임대차계약 및 관련 법령에 따라 퇴거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별도의 계약연장이나 분양전환 제도는 제공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양측 이견이 지속될 경우 입주민이 퇴거를 거부할 수 있다. 이때 건물명도 소송까지 이어질 수 있다. 최소한의 유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해 말부터 서울시의회를 중심으로 일부 지원책이 제안됐다. 유정인 전 서울시의원은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거론된 대책은 △국민임대를 비롯한 다른 공공임대주택 연계 △만기 전 안내 방법 개선(현행 2년 전 안내문 발송) △이주비·중개비 지원 등이다.
전문가들은 임대 기간이라는 원칙을 지키는 동시에 이주 지원을 포함한 최소한의 연착륙 대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계약대로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20년 사이에 전세금이 큰 폭으로 상승한 만큼 (임대주택) 이주 우선권이나 금융 지원 등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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