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동의율 5%p 낮췄지만…공사비·이주비 넘어야 '착공'

75→70%로 완화…2030년 수도권 정비사업 23.4만가구 착공 지원
초기 문턱 낮춰도 공사비·분담금 변수…"사업성·금융 병목 풀어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다세대·다가구주택 지역. ⓒ 뉴스1 권현진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재개발 조합 설립 동의율이 75%에서 70%로 낮아지면서 사업 초기에 멈춰 있던 정비사업의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주비 지원과 사업성 보완책까지 더해 2030년까지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23만 4000가구의 착공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다만 조합 설립이 곧 착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공사비와 추가분담금, 시공사 선정, 이주비 조달 등 조합 설립 이후에도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아서다. 시장에서는 동의율 5%포인트(p) 완화가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려면 초기 절차 단축뿐 아니라 사업성·금융 병목까지 함께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의율 75→70%…표류하던 재개발 초기 속도 낸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재개발 조합 설립 동의율을 현행 75%에서 70%로 완화하고, 2030년까지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23만 4000가구의 착공을 지원한다.

조합원의 이주비 부담을 덜기 위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산정 때 종전자산·종후자산 평가액 중 큰 금액을 적용하고, 주택금융공사의 추가 이주비 보증상품도 신설한다.

동의율 완화는 사업 초기 단계의 동의 확보 부담을 낮추는 조치로 평가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1~3%p 동의율을 채우지 못해 수년간 표류하는 사업장이 적지 않다"며 "전자동의 도입과 토지등소유자 통지 기간 단축까지 더해지면 초기 단계의 지연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 발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왼쪽부터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 김 장관, 이억만 금융위원장,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 뉴스1 김명섭 기자
사업성 높여 조기 착공 유도…공사비·분담금은 여전히 변수

정부는 2028년 안에 착공하는 사업장의 공공기여 임대주택 인수가격을 기본형건축비의 80%에서 100%로 한시 상향한다. 현금청산자에게서 취득한 부동산도 일정 기한 내 착공하면 취득세를 감면한다.

동의 확보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인수가격 상향과 세제 혜택으로 사업성을 보완해 조기 착공을 유도하는 구조다.

하지만 제도 완화만으로 착공까지의 모든 걸림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조합 설립 이후 공사비 상승과 추가분담금, 시공사 선정 유찰,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증액 갈등 등이 사업 일정을 늦출 수 있다.

결국 초기 동의율을 낮춰 사업의 출발을 앞당기더라도 이후 사업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실제 착공으로 연결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 뉴스1 최지환 기자
조합 세워도 이주비가 관건…금융지원 실효성 따져야

이주비 조달 여건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개선할지도 착공 시기를 좌우할 변수다. 정부는 LTV 산정 기준을 개선하고 추가 이주비 보증상품을 신설해 조합원들의 자금 부담을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이주비 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탄력적으로 보려는 방향은 긍정적이지만, 기본 이주비만으로 대체주택을 마련하기 어려운 조합원이 많다"고 말했다. 추가 이주비의 지원 범위와 조합원별 한도, LTV 적용 기준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정비사업장의 이주 시기가 겹칠 경우 인근 전세시장에 부담을 줄 가능성도 있다. 이주 수요가 특정 지역과 시기에 집중되면 전세 물량 감소와 가격 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사업장별 이주 시기를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결국 정부의 2030년 수도권 정비사업 23만 4000가구 착공 목표는 동의율 5%p 완화만으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이후 공사비와 추가분담금 등 사업성 문제와 이주 금융의 병목을 얼마나 해소하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