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만→170만가구 숫자 늘리기 의미 없어…실행 중요"[일문일답]①

[8·13 부동산대책]"전월세 상승은 실제 공급 부족 신호"
"단기 비아파트·중장기 아파트 공급…장기임대 법인형 사업자 중심"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자료사진) ⓒ 뉴스1 최지환 기자

(세종=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정부가 이번 8·13 부동산 대책에서 새로운 공급 목표를 제시하기보다 기존 공급계획의 실행 속도를 높이는 데 방점을 찍었다. 공급 목표를 135만 가구에서 170만 가구로 늘리는 식의 숫자 경쟁보다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도록 해 정책 신뢰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최근 전월세 가격 상승에 대해서는 실수요 시장에서 실제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신호로 진단했다. 단기적으로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고, 중장기적으로 아파트 공급을 확대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13일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다음은 이재평 국토교통부 주택공급정책관과 장우철 주택정책관 등 국토부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그린벨트 해제 과정에서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공원·녹지 종류를 확대하면 주택 건설에 활용할 수 있는 부지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민간처럼 공공주택까지도 엄격하게 규제할 필요성이 있느냐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검토했고 하천, 유수지도 주택법에선 규정에 들어있다.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 규정을 개정하게 됐다.

-공공택지 조성 단계별 소요 기간을 단축하는 제도를 상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인지.

▶전략환경영향평가의 경우 주민 의견을 받는 절차라기보다 환경적인 영향을 평가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환경부와 협의해 주민설명회 절차를 뒤로 미루도록 했다. 기존 12개월가량 걸리던 절차를 4개월 정도로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송전탑 문제도 마찬가지다. 한전의 기존 지침상 협의에 6개월이 걸렸지만, 이 역시 협의 기간을 3개월 이내로 단축하는 방향으로 조정했다.

맹꽁이 등 환경 관련 이슈가 발생할 경우에도 관계기관이 협조할 수 있도록 하고, 오염토 정화 역시 기존에는 제자리 정화가 원칙이었지만 반출정화가 가능하도록 협의했다. 이 같은 내용은 10~11월 중 관련 지침을 개정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전월세난 해소를 위해 임대사업자 금융 지원을 확대하면서, 이번 세제 개편에서는 매입임대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정책이 서로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정책기조에는 변함이 없고 상충하지 않는다. 신축은 사회에 가져오는 효과가 크다. 서민 주거안정과 생산유발 효과도 있다. 또 고용을 유발하고 지역경제에 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런 효과가 있기 때문에 매입과 신축은 달리 봐야 한다.

-민간 장기임대 육성이 필요한 것인지.

▶개인 다주택자에 의존하는 임대차시장은 불안정한 측면이 있다. 개인 다주택자에 의존하는 시장을 법인형 사업자 중심으로 규모를 키우고,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면서 임차인의 주거 안정까지 가져가는 시장을 만들어가야 한다.

국내는 분양주택 위주로 금융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다. 그동안 민간 장기임대에 대한 금융 지원이 부족해 시장이 형성되지 못한 것이다. 금융 시스템이 마련되면 해외 자금까지도 스스로 투자해 장기 민간임대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통해 임대시장도 선진화될 것으로 본다

-지식산업센터의 주거용도 전환은 건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인지, 일부 공실만 전환하는 것인지.

▶통으로 비어 있는 곳도 있고 일부 층은 분양된 곳도 있지만, 모든 곳이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 업체들이 통으로 미분양된 물량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조금만 더 투자하면 정부가 지원해주는 만큼 관심도는 높다.

-서울시가 조합원 지위 양도 규제 완화도 요구했는데 이번 대책에 포함하지 않은 이유는.

▶지위양도 관련해선 규제를 완화하면 급격한 매물 출회로 인해서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고 봐서 중장기적으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흔히 오해하는게 서울시는 정비사업이 적극적인데 중앙정부는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이번 대책에서 절차 개선에 얼마나 전력을 다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민간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정책 목표는 일치한다.

-이번 대책이 주택 매매시장보다 전월세시장 안정에 더 초점을 맞춘 것 아닌지.

▶매매수요는 투자수요까지 가미돼 있다. 그러나 전월세는 순수 100% 실수요다. 소비재로서의 가격을 반영하는데 올라가고 있다는 건 실제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해결을 위해선 다른 방법이 없고 총력을 다해서 빨리 공급될 수 있는 도시형, 오피스텔을 공급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아파트를 공급할 수밖에 없다. 그런 문제 의식에서 공급에 올인하는 이번 대책을 만들었다.

-서울 아파트에 거주하는 중산층의 전월세 수요를 지식산업센터나 도시형생활주택으로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도시형생활주택은 아파트형과 단지형 다세대·연립주택으로 구분된다. 스리룸의 경우 2~3인 가구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은 아파트에 준하는 주거품질을 가지고 있어 대안적 공간이 될 수 있다.

-이번 공급 대책이 사업 '속도'에만 초점을 맞춘 것 아닌가.

▶수도권에서 앞으로 135만 가구를 착공하겠다고 해놓고 1년 뒤에 더 공격적으로 170만 가구를 하겠다는 식의 발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숫자에 불과하다. 확실하게 실현될 수 있도록 공급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정부의 공급대책은 일회성 진단이나 발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시적인 점검체계를 통해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전월세 안심신탁사업은 초고가 아파트도 대상에 포함되는데 전세사기 예방이라는 사업 취지와 맞지 않는 것 아닌지.

▶서울 등 규제지역에선 아파트든 도시형이든 오피스텔이든 안심신탁을 한 후 지방으로 이주하면 실거주 의무를 면제해준다. 집주인은 집을 맡겼기에 주택 연금을 받을 수 있고, 신탁에선 임대료 수익도 나온다. 새로운 시장의 구조를 만드는 관점에서 시도를 하는 것이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