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주하면 소송 취하"…은마 재건축, 세입자 전원에 명도소송 예고

명도·점유이전금지 등 4종 소송 안내…"사업 지연 땐 금융비용"
"2027년 상반기 이주 목표"… 재건축 세입자 이사비 보상 없어

은마아파트. 2026.7.2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이 이주 개시와 동시에 세입자 전원을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예고했다. 먼저 소송을 제기한 뒤 이주한 세입자에 대해서는 소를 취하하는 방식으로, 4424가구에 달하는 대단지의 이주 지연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조합은 최근 세입자들에게 발송한 이주계획 안내문에서 이주 개시 공고와 함께 세입자 전원을 상대로 명도소송과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선제적으로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조합은 소송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일단 세입자 전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뒤, 소송 진행 중 이주 의무를 이행한 세입자에 대해서는 소를 취하한다는 방침이다.

조합은 제기 가능한 소송 4종도 표로 정리해 안내문에 첨부했다. 건물 명도소송과 점유이전금지가처분뿐 아니라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까지 포함됐다.

손해배상은 세입자의 이주 거부로 철거와 착공이 지연될 경우 아파트 전체 관리비와 조합 손해액 등을 산정해 청구하는 방식이다. 부당이득 반환청구는 이주기간 종료 이후에도 주택을 점유할 경우 월세와 이자 등을 청구하는 것이다.

조합이 이처럼 선제적인 법적 대응 방침을 세운 것은 일부 세입자의 이주 지연이 전체 사업 일정에 차질을 빚고 금융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조합은 이주를 지연하거나 거부하는 세입자가 발생하면 재건축 사업 전체가 중단돼 천문학적인 금융비용을 감당해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세입자가 이주 과정에서 받을 수 있는 금전적 보상은 사실상 없다. 조합은 안내문에서 현행 법령상 재건축 사업의 이주와 관련해 주거이전비와 이사비 등 금전적 보상에 관한 별도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토지 수용 방식으로 진행되는 재개발과 달리 재건축 세입자는 주거이전비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계약갱신요구권도 제한될 수 있다. 조합은 이주가 개시되면 재건축을 위해 점유 회복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임대인이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임대차보증금은 임대인이 돌려주지 않을 경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조합에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조합은 신청 시기와 증빙서류 등 구체적인 절차는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 별도로 안내할 예정이다.

조합은 2027년 상반기 이주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원활한 이주를 위해 세입자를 대상으로 이사 희망 시기와 예정 지역을 묻는 설문도 진행하고 있으며, 회신 기한은 이달 28일까지다.

조합은 학사 일정을 고려해 방학 기간을 활용한 이주를 추진하고, 이주 과정에서 늘어나는 공가 관리를 위해 범죄예방 전문업체도 선정할 계획이다.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하는 만큼 이주 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은마아파트는 재건축 전에도 4424가구에 달하는 서울의 대표적인 대단지다. 이주가 본격화하면 강남구를 비롯한 인근 지역 전월세 시장에도 상당한 이주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지난달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았다. 정비계획 결정 고시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1979년 준공한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해 지하 6층~지상 49층, 29개 동, 총 5850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