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미리 정산해 폭탄 피하자"…세제 개편에 '집 맞교환' 확산

올해 전국 아파트 교환 305건, 3년 만에 최대치 기록
장특공제 폐지·공제액 상한 설정…강남권 단지서 관심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2026.8.11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아파트 교환 거래가 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 등 정부의 세금 부담 강화 기조와 맞물려 집을 맞바꿔 양도세를 미리 정산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8·3 세제 개편안 확정 이후 초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맞교환이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향후 양도세 부담이 더 커지기 전에 현재 세제 아래에서 양도차익을 정산하고 취득가액을 높이려는 셈법이 작용하고 있어서다.

연초 세제강화 예고에 교환거래 확산…올해 상반기 3년 만에 최고수준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국 아파트 교환 거래는 총 305건으로 역대 최고치였던 2023년 상반기(394건) 이후 3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교환거래는 57건이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상반기(59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2024년 상반기(41건)와 비교하면 39% 증가했다. 연초부터 정부의 세제 강화기조에 절세를 위한 교환 거래가 활발히 이어진 결과다.

'교환 거래'는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토지 등 모든 부동산의 재산권을 서로 주고받는 물물교환 방식이다. 매매·판결·증여와 같은 합법적 거래 방식 중 하나다. 부동산을 서로 맞바꾸더라도 기존 주택 처분과 동일하게 간주돼 양도세 과세 대상이 된다. 이때 새로 교환하는 주택의 취득세도 부담해야 한다.

그럼에도 집주인들이 교환 거래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향후 양도세 부담을 낮출 수 있어서다. 시세가 비슷한 주택끼리 집을 맞바꿔 양도세를 한 차례 미리 정산하고 새로 취득한 주택의 취득가액을 교환 당시 거래가액을 기준으로 다시 설정할 수 있다. 이후 해당 주택을 매도하면 높아진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양도차익이 계산해 향후 양도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특히 과거 낮은 가격에 주택을 매입한 장기 보유자는 교환 거래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당장 양도세와 취득세를 부담하더라도 향후 더 강화된 세제 아래에서 큰 양도차익에 세금을 내는 것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강남권에선 공시가격이 비슷한 아파트 단지 주택을 교환하려는 문의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강남구 공인중개사 A씨는 "초고가 아파트 집주인을 중심으로 인근 단지 내 주택 교환 관련 문의 전화를 종종 받는다"며 "현재 조건에서 세금 정산이 이득인지를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6.8.9 ⓒ 뉴스1 박세연 기자
장특공제 축소…초고가 주택 '교환거래' 확산할 듯

업계와 전문가는 이번 세제개편에 따라 초고가 주택 보유자의 '교환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과거 취득가격이 낮아 현재까지 누적된 양도차익이 큰 장기 보유자일수록 세제개편 전후의 세 부담 차이를 따져볼 필요가 있어서다. 특히 향후 주택가격이 추가로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초고가 주택 보유자는 세제개편 전 교환 여부를 검토할 가능성이 더 크다.

정부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현행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는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바뀐다. 또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차익 공제 한도를 2028년 20억 원·2029년 10억 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기존에 없던 공제액 상한선을 설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양도차익이 높은 서울 초고가 주택은 최대 공제를 받아도 양도세 부담이 많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세무사)이 세제 개편에 따른 예상 양도세액을 시뮬레이션한 결과에 따르면 서초구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84㎡를 16억 원에 매입해 10년간 거주한 뒤 56억 원에 매도할 경우 양도세는 올해 2억 4185만 원에서 2028년 4억4985만 원으로 86% 증가한다. 2029년에는 9억 4500만 원을 내야 한다.

배상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양도세 공제 한도 설정으로 40억 원 이상의 고가주택 매도 유인이 커졌다"며 "교환이나 특수관계인 간 거래 등 현행 세제에서 양도세를 정산하려는 거래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교환 거래를 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취득세, 중개보수 등 거래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전문위원 겸 미국 IAU 대학교수는 "교환거래를 할 때 주택 시세가 다른 경우 차액 정산과 가격 산정 기준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고 전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