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다주택자…세제개편에 '똘똘한 한 채' 더 짙어진다
지난달 집합건물 다소유지수 16.059…역대 최저 수준
대출·양도세 규제에 보유세 부담까지…다주택자 압박 확대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전국에서 다주택자 비중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지만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대출·실거주 규제에 이어 세제 부담까지 커지면서 여러 채를 보유하기보다 '똘똘한 한 채' 현상이 강해지고 있어서다. 특히 실거주 중심의 세제 개편이 본격 적용되면 상급지 주택으로 수요가 쏠리는 현상은 짙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집합건물 다소유지수는 16.059를 기록했다. 과거 최저 수준이었던 2021년 12월(16.128)보다 낮은 수치다.
다소유지수는 집합건물 소유자 가운데 2채 이상을 보유한 사람의 비중을 보여주는 지표다. 현 정부 출범 이후 하락세가 이어졌으며 지난해 9월 소폭 반등한 것을 제외하면 10월부터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수 하락은 다주택자의 매수 여력을 제한한 규제 시행 때문이다. 지난해 6·27 대책으로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이 제한된 데 이어 6개월 내 전입신고 의무까지 도입됐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사는 갭투자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기존 보유자들도 주택을 줄이는 쪽으로 움직였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한 매도가 이어지면서 다주택자 감소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둔 4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8648건, 5월에는 8945건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월별 거래량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으로 유예 종료를 앞두고 다주택자들의 매도를 시도한 결과다.
앞으로는 보유세 부담 확대가 추가적인 매도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세제 개편으로 여러 채를 가진 집주인의 세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와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를 보유한 2주택자의 보유세는 올해 4487만 원에서 내년 8101만 원으로 3614만 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세금과 대출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다주택자들은 보유 주택을 줄이는 대신 상대적으로 가치가 높은 한 채에 자산을 집중할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보유세가 인상되면서 다주택자의 매도 유인이 강해지고 있다"며 "정부가 실거주 중심으로 시장 개편을 강하게 추진하면서 다주택자 수는 감소할 수밖에 없고 상급지 아파트에 자산을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다주택자 감소가 주택시장 안정과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주택자의 신규 매수 여력을 차단하고 매도 압력을 높이는 것만으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택 수요를 충분히 흡수하기 어려워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현재 부동산 시장의 주요 매수 세력이 다주택자가 아니라는 의미"라며 "1주택자의 갈아타기와 무주택자의 신규 매수가 시장을 이끄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강해질수록 똘똘한 한 채 수요가 확대된다. 결국 강남권 등 상급지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송 대표는 "정부 정책으로 다주택자가 줄어드는 것은 맞지만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은 오히려 강해지고 있다"며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와 무주택자까지 상급지 주택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면서 해당 지역의 가격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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