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집보다 비싼 전셋집, 어쩌죠"…똘똘한 한 채 '실거주 귀환' 비상

세제개편안, 비거주 稅부담 강화…세입자 '퇴거 요구' 가능성 늘어
세입자들 "집주인 주소 알아보라" 팁 공유…전세 불안 심화 가능성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매물 정보가 게시되어 있는 모습. 2026.8.9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집주인 주소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전세 준 집이 더 좋으면 긴장해야 합니다."

정부가 다주택자·비거주 주택에 대한 세 부담을 강화하는 방향의 세제개편안을 발표하자 절세를 원하는 집주인의 실거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비싼 주택을 임대하고 타지역에 살던 집주인이 '똘똘한 한 채'만 남길 수 있어서다. 퇴거를 우려한 세입자들 사이에선 집주인 거주지를 확인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집주인의 귀환으로 계약 갱신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세 부담 커지자 '귀환' 고민…"절세 목적 실거주 문의 늘어"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세입자를 들인 집주인 중 일부는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거주를 고민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주부터 절세 목적의 실거주를 문의하는 분들이 많다"며 "유예 기간이 있기 때문에 곧장 들어오겠다는 말은 없지만 비거주를 피하려는 집주인들이 내년까지 속속 돌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일 재정경제부가 내놓은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은 늘어난다. 보유 주택에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기본공제는 9억 원으로 낮아진다.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현행 60%에서 내년 70%로 오른다.

현행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바뀌긴 점도 실거주를 유도한다. 기존 보유만 해도 연 4%, 최대 40%의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2029년부터 실거주자에게만 연 8%, 최대 80%의 공제가 적용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이미 일부 공인중개사는 '집주인이 돌아올 수 있으니 준비하시는 게 좋다'고 세입자에게 전화하는 경우도 있다"며 "정부 정책대로라면 전월세 임차인은 다음 주거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6.8.7 ⓒ 뉴스1 최지환 기자
"집주인보다 비싼 집 세입자는 주의"…전월세 시장 불안 우려

실거주 집주인의 귀환이 예고되자 세입자들 사이에서는 "계약서에 적힌 집주인 주소를 알아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실거주 1주택을 의도한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집주인들이 '똘똘한 한 채'만 남길 수 있어서다. 세를 준 집이 비교적 고가라면 세입자에게 퇴거를 요구할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려고 해도 집주인이 실제로 들어와 살겠다고 하면 거절된다"며 "집주인의 현재 거주지와 향후 계획을 미리 확인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실거주 전환 확대 이후 시장에 풀리는 전월세 물건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전월세 시장 불안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배경이다. 세입자뿐 아니라 생애 최초·신혼부부 등 내 집 마련 실수요자가 중저가 주택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세 부담이 적은 20억 원 이하 수준 아파트 시장으로 세입자와 실수요자, 절세를 위해 내려온 매매 대기자까지 몰리게 될 것"이라며 "주거 불안이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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