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공급대책, 택지·사업 조기화 '공공 총동원'…'민간 참여'가 관건
그린벨트·유휴부지 발굴에 도심 공공사업 속도전
서울 주택 87.5% 민간 공급…정비사업 추가분담금 등 부담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이르면 13일 정부가 신규 택지 확보와 기존 사업 조기화 등을 담은 주택 공급대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그린벨트·유휴부지 등 공공 공급 확대와 함께 도심사업 속도전이 예상되지만, 서울 주택 공급의 대부분을 민간이 담당해온 만큼 재개발·재건축의 사업성을 높이고 사업 속도를 끌어올려야 공급 효과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추가 주택 공급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신규 공급부지 확보와 기존 사업 활성화 등을 한데 묶은 종합대책 성격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가 가장 먼저 들여다보는 것은 추가 공급부지 확보다. 가장 유력한 카드로 서울 그린벨트 해제가 꼽힌다. 서울의 그린벨트를 풀면 대규모 택지를 확보할 수 있어 중장기적인 주택 공급 기반을 넓힐 수 있다.
문제는 공급 시점이다. 그린벨트를 해제한 뒤 택지를 조성하고 주택을 실제 공급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려 단기적인 시장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그린벨트와 함께 도심 유휴부지 발굴을 병행하려는 이유다.
공공기관과 학교 등 도심 곳곳의 유휴부지가 후보군에 올라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서울지역본부 부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용산 어린이정원 일대 역시 주택 공급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군부대 부지도 공급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 앞서 서울 금천구 옛 공군부대 부지 약 12만㎡는 군부대를 압축 배치하고 남는 부지를 주거·업무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방안이 발표된 바 있다.
기존 공공사업의 속도를 높이는 방안도 대책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에 추가 인센티브를 부여해 사업성을 높이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은 민간 재개발만으로 사업 추진이 어려운 역세권과 저층 주거지 등에 LH·SH 등 공공사업자가 참여해 용적률 등의 인센티브를 적용하고 고밀 개발하는 방식이다. 별도의 대규모 택지를 새로 확보하지 않아도 도심에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준공업지역을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도 주요 안건 중 하나다. 서울시와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이 비교적 일치하는 분야라는 점에서 추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하지만 공공부지 확보와 공공사업 활성화만으로 필요한 공급 속도와 물량을 모두 확보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서울처럼 가용 택지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신규 택지를 찾는 것보다 기존 주거지를 활용하는 정비사업을 얼마나 빨리 정상화하느냐가 공급 물량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서울 주택 공급의 87.5%를 민간이 담당했으며 공공 공급은 12.5%에 그쳤다. 최근 3년(2023~2025년)간 민간 비중은 90%를 넘어섰다.
정비사업의 역할도 컸다. 최근 3년간 서울에서 공급된 아파트는 12만1000가구로 전체 주택 공급의 82%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63%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됐다.
다만 민간 정비사업도 사업 속도를 내기가 쉽지만은 않다. 최근 공사비 상승으로 조합원의 추가분담금 부담이 커지면서 사업성이 낮아지고, 공사비와 분담금을 둘러싼 갈등으로 일정이 지연되는 사업장이 늘고 있다.
정비사업은 공사비뿐 아니라 이주비와 사업비 조달 등 금융 여건의 영향도 받는다.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를 통해 사업성을 높이더라도 조합원이 감당해야 할 추가분담금이 커지면 사업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비사업을 실제 주택 공급으로 연결하려면 인허가 기간 단축과 용적률 등 사업성 개선뿐 아니라 공사비와 추가분담금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여건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공공택지와 유휴부지를 통한 직접 공급 확대와 함께 민간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높이는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미 주거지가 형성된 서울에서는 재개발·재건축이 대규모 공급 수단이지만, 이를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할 수 있도록 사업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공공은 부지를 확보하고 이전한 뒤 지자체와 협의하는 과정까지 거쳐야 해 사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문재인 정부 당시 발표된 후보지 가운데 실제 사업이 추진되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반대로 사업성만 높여준다면 서울의 여러 재건축 단지 가운데 사업 속도를 낼 곳은 상당히 많다"고 덧붙였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전문위원도 "공공만으로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특정 공급 방식에만 의존하기보다 공공과 민간을 함께 활용해야 공급 확대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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