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매물' 2000건 쏟아진 서울…강남·서초는 '호가 낮추기'

'고가주택' 많은 서초구 매물 증가율 6.1%로 최고
"일시적 현상…장기 매물 유도 위해 거래세 인하도"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에 게시된 매물정보. (자료사진)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이 2000건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택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강남권 등 고가주택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모습이다.

세제개편안 발표 후 2000건 이상 추가 매물…서초 6.1%↑·강남 5.0%↑

9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3일 6만 409건에서 이날 6만 2516건으로 6일 만에 2107건(3.4%) 증가했다.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일주일도 안 돼 2000건 넘게 늘어난 셈이다.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제 적용 전에 주택을 정리하려는 수요가 일부 매물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도 문의가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공정시장가액비율 80%를 적용할 경우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의 보유세는 올해 1257만 원에서 내년 2509만 원으로 늘어난다.

같은 면적 기준 아크로리버파크는 2284만 원에서 3874만 원으로, 래미안퍼스티지는 1905만 원에서 3367만 원으로 보유세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자치구별 매물 증가 폭도 강남권에서 두드러졌다. 서초구 매물은 7630건에서 8098건으로 6.1%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또한 강남구는 9453건에서 9934건으로 5.0% 증가했다. 이어 영등포구 4.7%, 용산구 4.5%, 광진구 4.2% 등의 순으로 매물이 늘었다.

현장에서는 기존 호가를 낮춰 매물을 다시 내놓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 한 매물은 지난 8일 기존 가격보다 1억 원 낮춘 45억 원에 재등록됐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59㎡ 매물도 지난 7일 호가를 5000만 원 낮춰 31억 원에 다시 등록됐다.

반포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세제 발표 이후 처음 불렀던 금액보다 호가를 낮추는 경우가 다수 있다"며 "대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6.8.9 ⓒ 뉴스1 박세연 기자
집주인 실거주 움직임에 임대차 시장 '불안'…전세가 상승 조짐

반대로 임대차 시장에는 불안 조짐이 감지된다. 실거주 여부에 따른 세 부담 차이가 커지면서 비거주 1주택을 보유한 집주인 가운데 직접 거주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전용면적 84㎡)는 최근 전셋값이 주춤했다가 세제개편안 발표 후 호가가 24억∼25억 원으로 올랐다. 래미안 트리니원 전용 60㎡도 10억 원 초반 전세는 모두 소진되고 13억∼16억 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비거주 주택은 그동안 전세시장의 주요 공급원 역할을 해왔다.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이 단기간에 늘어나면 시장에 나오는 전세 물량은 감소해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세제개편에 따른 매물 출회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매물 출회를 유지하려면 거래세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원래 세제 발표가 되면 일시적으로 매도 물량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번 역시 같은 경우"라며 "결국 매물 출회가 계속되게 하려면 거래세를 조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