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강화에 지방 매물 증가…수요 부진에 '침체 장기화' 우려
경북 2.5%·광주전남·전북 2.4%↑…서울도 2.1% 증가
비거주·임대 주택 많을수록 공제 축소, 지방 보유 비용 증가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다주택자와 비거주·고가 주택의 세 부담을 키운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 전국 아파트 매물이 증가한 가운데 지방에서도 매물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실거주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차등화한 세제 개편이 다주택자의 지방 주택 처분을 자극할 경우 수요가 약한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정부의 2026년 세법개정안 발표 전후인 이달 2일부터 9일까지 시·도별 아파트 매물 증가율은 경북이 2.5%로 가장 높았다. 광주·전남과 전북은 각각 2.4%, 강원은 2.2%, 충북은 2.1% 증가했다.
서울도 같은 기간 2.1% 늘었다. 대구는 1.8%, 충남은 1.5%, 대전과 세종은 각각 1.4%, 부산·경남은 각각 1.3% 증가했다. 인천과 울산은 각각 1.2%, 경기는 1.0% 늘었다.
세제개편안 발표 전후 매물 증가는 지방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다만 증가율 상위권에 경북·광주·전남·전북·강원·충북 등 비수도권 지역이 다수 포진한 것은 세금 부담 확대 신호에 지방 주택 보유자의 매도 심리도 빠르게 반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지방 주요 도시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아파트 매물은 5.6% 늘었고,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는 5.2%, 충북 충주시는 4.2% 증가했다. 경북 경산시도 3.3% 늘었다. 일정한 매물 기반을 갖춘 지방 도시에서도 물량이 증가한 셈이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두 경로로 높이는 구조다. 정부안은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 산정에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2028년까지 80%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내용을 담았다. 같은 공시가격이라도 과세표준이 커져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는 방식이다.
기본공제 방식도 바뀐다. 다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기존 일괄 9억 원에서 '4억 원+5억 원×'(거주용 주택가액÷전체 주택가액 합계)로 개편된다. 비거주·임대용 주택 비중이 높을수록 공제액이 줄어드는 구조다. 지방 주택이 비거주·임대용으로 포함된 다주택자라면 보유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문제는 늘어난 매물을 받아줄 수요다. 수도권 핵심지와 달리 지방은 미분양과 수요 부진이 이어지는 지역이 적지 않아 다주택자의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늘 경우 거래 위축과 가격 하방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들은 보유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외곽 지역 매물을 먼저 정리할 가능성이 높고, 강남 등 핵심지의 똘똘한 한 채 선호는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현 주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비수도권 주택사업경기 전망은 개선됐지만 대부분 지역의 지수가 여전히 기준치(100)를 밑돌고 있다"며 "미분양 부담과 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일부 지역은 지방 주택시장 침체 우려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지방 부동산의 거래 위축과 가격 하락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나주시 빛가람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공공기관 2차 이전 등 균형발전을 약속한 상황에서 다주택자 보유세까지 강화되면 지방 침체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안은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세부 내용과 시행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지방의 경우 늘어난 매물을 흡수할 실수요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더 큰 문제로 본다. 향후 국회 논의 결과와 늘어난 지방 매물의 소화 속도가 세제개편이 지방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을 가를 전망이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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