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긴 싫고 세금은 부담"…서울 공동명의 보유자 3만명 늘었다

올해 증가폭 전년보다 7.3%↑…절세 수단으로 공동명의 '주목'
보유세 강화·세제 변화에 '버티기' 선택지…비거주는 득실 따져야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의 모습. 2026.8.6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동명의가 다시 절세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들어 서울 집합건물 공동명의 보유자는 3만 명 넘게 늘었고 증가 속도도 지난해보다 빨라졌다. 시장에서는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공동명의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집합건물 부동산등기 소유현황(소유형태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에서 집합건물을 공유(공동명의) 형태로 보유한 인원은 151만 4547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만 3만 589명이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 인원은 2만 8496명으로, 올해 증가 규모가 전년 동기보다 7.3% 많았다.

시장에서는 공동명의 증가 배경 가운데 하나로 보유세 절세 수요를 꼽는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1인당 9억 원씩, 부부 합산 최대 18억 원까지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공동명의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공정시장가액비율은 70%로 일괄 상향되고, 조정대상지역 주택보유자(1세대 1주택자 제외)와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28년 80%까지 높아진다.

세율 체계도 달라진다. 주택 수에 따른 종합부동산세 세율 차이를 없애고 주택 가액 중심으로 과세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현재 1·2주택자는 0.5~2.7%, 3주택 이상은 0.5~5.0%의 세율을 적용받지만, 내년에는 1·2주택자 세율이 0.5~3.5%로 높아지고 2028년부터는 주택 수와 관계없이 0.5~5.0%로 통일된다.

실제 세 부담 증가폭도 적지 않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 1주택자의 보유세는 올해 1809만 원에서 내년 2763만 원으로 954만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공동명의 다시 '절세 카드'…매도 대신 버티기 선택지

보유세를 인상하는 대신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14억 원으로 확대됐지만, 부부 공동명의는 최대 18억 원까지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어 절세 효과는 여전히 크다. 이에 따라 공동명의가 세 부담을 줄이는 대안으로 다시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권 교체 때마다 부동산 세제가 바뀌어온 점도 공동명의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세 부담이 커질 경우 주택을 매도하기보다 공동명의로 전환해 세 부담을 낮추고 정책 변화를 지켜보려는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정부는 2022년부터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사실상 유예해왔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보유세 부담이 커질수록 공동명의를 선택하는 사례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양도세 강화를 앞두고 증여가 증가했던 것과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세 부담이 커질수록 공동명의를 선택하는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세제 방향이 달라졌던 경험이 있는 만큼 공동명의를 통해 정책 변화를 기다리는 수요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공동명의가 모든 경우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 이번 세제개편에서는 실거주 여부에 따라 공제액 차이가 커진다. 비거주 주택을 부부가 개별 과세하면 기본공제가 1인당 4억 원, 합계 8억 원으로 줄어들 수 있어 명의 변경 전 세 부담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서진형 교수는 "비거주 주택은 공제액이 크게 줄어드는 만큼 공동명의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득실을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