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사용설명서]민간임대업자 누구길래…8·3 세제개편 '직격탄'
매입임대 아파트 집주인, 집 못 팔면 '양도세 감면' 종료
세입자 계약갱신청구권 요구 가능성…"빠른 매각 난항"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2017년 정부가 세제 혜택을 준다고 해서 '민간 임대업자'가 됐는데결국 줬다 빼앗네요"(서울 아파트 민간임대업자 A 씨)
정부의 실거주 중심 세제 개편으로 초고가 주택 보유자뿐 아니라 등록 민간임대사업자도 영향을 받게 됐다. 정부가 등록임대 아파트에 부여해 온 세제 감면 특례를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다주택자 보유세 부담도 강화하면서다.
과거 정부의 세제 혜택을 믿고 임대사업에 뛰어든 사업자들은 "임대료 인상률 5% 상한 등 의무는 지켰는데 혜택만 거둬간다"며 반발하고 있다. 등록 민간임대사업자는 누구이고, 이번 세제 개편으로 무엇이 달라지는지 살펴봤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등록 민간임대사업자는 보유 주택을 지방자치단체에 민간임대주택으로 등록한 개인이나 법인을 말한다. 임대주택 유형은 아파트를 비롯해 도시형생활주택, 빌라, 오피스텔 등이다. 다만 아파트는 2020년부터 신규 등록이 불가능해졌다.
등록 민간임대사업자 제도는 1994년 임대주택법 제정과 함께 도입됐다. 초기에는 건설사가 임대주택을 직접 지어 공급하는 '건설형 임대'가 주를 이뤘다.
개인 임대사업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난 것은 2017년 말부터다. 문재인 정부가 전월세시장 안정을 위해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하면서 제도가 활성화됐다. 당시에는 아파트도 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수 있었다.
실제 등록 임대주택은 빠르게 늘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민간 임대주택은 2017년 180만 가구에서 2018년 212만 1000가구, 2019년 220만 5000가구로 증가했다.
등록 임대사업자에게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와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취득세·재산세 감면 등 각종 세제 혜택이 주어졌다.
대신 의무도 뒤따랐다. 최대 10년의 의무 임대기간을 지켜야 하고, 전월세 임대료 인상률은 5% 이내로 제한된다. 신규 세입자와 계약을 맺을 때도 직전 임대료의 5%를 초과해 올릴 수 없다. 의무 임대기간에는 집주인이 해당 주택에 직접 거주할 수도 없다.
즉 일정 기간 안정적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임대료 상승을 제한하는 대신 정부가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이번 세제 개편으로 등록임대사업자의 셈법도 달라지게 됐다.
정부는 실거주 중심 과세 원칙을 강화하고 다주택 보유에 대한 세제 특례를 줄이기 위해 의무 임대기간이 끝난 조정대상지역의 '매입 임대 아파트'에 대한 양도세 혜택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내년까지 기존 임대주택을 처분하면 종전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2028년부터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분의 절반이 적용되고 장특공제 혜택도 30%로 축소된다. 2029년부터는 관련 혜택이 모두 폐지된다.
등록 임대사업자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당장 주택을 처분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등 각종 제도가 얽혀 있어서다.
정부는 수도권 규제지역에서도 2028년 5월까지 일정 요건을 갖춘 임대주택에 대해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 세입자를 둔 상태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등록임대주택은 주변 시세보다 전세보증금이 낮게 형성된 경우가 많아 매수자가 추가로 마련해야 할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게 임대업계의 주장이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의 경우 매각은 더욱 까다로울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재건축 조합설립인가 이후 원칙적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된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예외적으로 조합원 지위를 넘길 수 있다. 10년 보유·5년 거주·1주택 등의 조건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장기간 임대주택으로 운영해 온 사업자는 실거주 요건을 충족하기 쉽지 않아 매각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대업계에서는 과거 정부 정책에 따라 장기간 임대 의무와 임대료 인상 제한을 지켜온 기존 사업자까지 동일하게 혜택을 축소하는 것은 정책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월세시장에 미칠 영향도 변수다.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등록임대를 종료하고 집주인이 실거주하거나 주택을 처분하는 사례가 늘면 기존 임대 물량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왕규 세무사는 지난 6일 서울시 부동산 정책 토론회에서 "정부를 믿었던 기존 민간 임대사업자 입장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계약갱신청구권 때문에 2027년까지 못 파는 사람에게는 여유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 회장은 "이번 세제 개편은 등록임대아파트의 매각을 사실상 강제함으로써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을 축소시킨다"며 "비아파트 임대인의 보유세 부담까지 늘려 장기간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해 온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훼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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