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올리고 전세대출도 조인다…비거주 규제에 전세시장 '긴장'
급격한 실거주 전환에 전세 매물 감소 가능성
"공급 대책 병행해야…비아파트 확대가 관건"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정부가 비거주 주택에 대한 보유세를 대폭 강화한 데 이어 전세대출 규제까지 추진하면서 전세시장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실거주 전환이 늘면 기존 전세 물량은 줄고 임차인 이동 수요는 증가해, 이미 매물 부족을 겪는 전세시장에 추가적인 압박을 줄 수 있어서다.
6일 재정경제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는 현행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확대된다. 반면 보유 주택에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9억 원으로 낮아진다.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현행 60%에서 내년 70%로 오른다.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는 보호하되 비거주 보유에 대해서는 세 부담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은 크게 늘어난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4㎡의 거주 1주택자 보유세는 올해 1809만 원에서 내년 2763만 원으로 954만 원 증가한다. 같은 주택을 비거주 상태로 보유하면 보유세는 3318만 원으로 늘어나 증가 폭이 1508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실거주 여부에 따른 세 부담 격차가 커지면서 비거주 1주택자가 보유 주택에 직접 입주할 유인도 커질 전망이다. 매각을 선택하더라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로 기존 임차인이 퇴거해야 할 가능성이 커 전세 매물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한 전세대출 규제도 예고됐다. 보증기관의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추가로 낮추거나 보증 자체를 제한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실수요자를 위한 예외는 두되 적용 대상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방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전세대출이 과도하게 확대되면서 집값 상승의 한 원인이 됐다"며 제도 손질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보유세 강화와 전세대출 규제가 동시에 시행되면 전세시장의 공급과 수요가 함께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비거주 주택 보유자가 실거주로 전환하면 전세 물량이 줄고, 기존 임차인은 새로운 주거지를 찾아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세대출까지 제한되면 이들의 자금 조달 여건도 악화할 수 있다.
비거주 주택은 그동안 전세시장의 주요 공급원 역할을 해왔다. 단기간에 실거주 전환이 늘어나면 시장에 공급되는 전세 물량이 감소하는 반면, 퇴거한 임차인의 신규 전세 수요는 늘어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전월세 시장은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달 27일 기준 128.1로, 2020년 하반기 임대차 2법 시행 당시 기록한 최고 수준인 133.3에 근접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정책 방향대로라면 임대시장 불안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실거주 전환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임차인 이동과 전세 공급 감소 등 부작용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실거주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하려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전세 공급 감소에 대비한 대체 주거 공급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 교수는 "비거주 주택 보유자가 실거주로 전환하면 기존 임차인은 새로운 주거지를 찾아야 한다"며 "이들의 이동 수요를 받아낼 비아파트 공급을 신속히 확대하고, 공급을 막는 규제가 있다면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학과 교수도 "실거주 전환 방향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공급 대책 없이 단기간에 추진될 경우 임대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라며 "비아파트 등 대체 주거 공급이 적기에 이뤄지지 않으면 임차인의 주거 불안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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