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는 밤새 이어졌다"…종부세 개편에 강남3구 '매도냐 버티기냐'

은퇴자 중심 매도 문의…서울 떠나기보다 갈아타기 셈법
"30억대로 눈 돌린다"…한강벨트 이동·시장 재편 가능성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2026.8.2 ⓒ 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세제개편안이) 어제저녁에 나오고 문의가 계속 왔어요.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했죠." (서울 서초구 잠원동 공인중개사 A 씨)

정부가 고가 주택 보유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을 높이고 실거주 중심으로 세제를 개편하자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집주인들이 빠르게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의료와 생활권 때문에 서울을 떠나기는 어렵지만, 소득이 없는 은퇴자를 중심으로 매도 시점을 문의하거나 서울 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 주택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장기보유 공제 기준이 거주 중심으로 바뀌면서 전월세를 놓던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 가능성도 커졌다. 현장에서는 단기적으로 급매물이 나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집주인이 눌러앉아 매매·전월세 물량이 함께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종부세 최대 2배 가능성"…소득 없는 은퇴자 중심 매도 문의

4일 오전 방문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업소에는 전날 발표된 세제개편안의 영향을 묻는 인근 주민들의 전화가 이어졌다.

재정경제부는 3일 과세표준 6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의 종부세율 체계를 주택 수가 아닌 주택 가액 기준으로 일원화했다. 1주택자의 경우 구간에 따라 적게는 0.3%포인트(p), 많게는 2.3%p까지 종부세율이 오른다.

압구정동 현대1·2차 전용면적 198㎡는 지난 5월 102억 원에 거래된 사례를 기준으로 기존 5000만 원 안팎이던 종부세가 2028년에는 1억 원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고가 주택을 보유했지만 소득이 없는 은퇴자를 중심으로 양도세 부담이 커지기 전에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공인중개사 B 씨는 "10년 전에 강남 아파트를 10억 원에 샀으면 지금 70억 원까지 오른 경우도 있다"며 "당장 팔면 양도세가 4억 원 안팎인데 2029년에는 20억 원까지도 뛸 수 있어 빠르게 매도하려는 움직임이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의료·생활권과 가족 관계 등을 이유로 서울 고령층의 비수도권 이전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 이날 현장에서도 지방으로 내려가겠다는 반응보다는 종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집을 팔거나 서울 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 주택으로 옮기는 방안을 묻는 문의가 두드러졌다.

서울시내 부동산중계업소에 붙은 전세, 매매 안내문. 2026.7.28 ⓒ 뉴스1 박정호 기자
"강남 팔고 용산 간다"…한강벨트로 갈아타기 가능성도

주택을 처분한 집주인들이 생활권은 유지하면서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인접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세제개편 이후에도 세율 변동이 크지 않은 과세표준 6억 원, 실거래가 약 30억 원 수준의 주택이 몰린 용산을 비롯한 한강벨트로 갈아타기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15억 원 이하 구간에서 최대 6억 원으로 묶이자 15억 원 이하 아파트로 수요가 몰렸던 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공인중개사 C 씨는 "무조건 가격이 오른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최근 15억 원 이하 아파트가 '키 맞추기'를 했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20억 원대 후반 매물이 30억 원 수준에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세제개편으로 최고가 지역의 매물 가격은 눌릴 수 있지만 중상급지는 눌리지 않고 오히려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거주 중심 공제에 집주인 '귀환'…"전월세 감소는 당연한 수순"

일대 공인중개업소에서는 기존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바뀌면서 전월세 물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기존에는 보유만 해도 연 4%, 최대 40%의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2029년부터는 실제 거주자에게만 연 8%, 최대 80%의 공제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강남에 전월세를 놓고 다른 지역에 거주하던 집주인이 절세를 위해 다시 실거주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공인중개사 A 씨는 "세제개편안이 자리 잡는 2029년부터는 고가 주택이 몰린 서초·강남 지역에서 전월세를 포함한 부동산 거래가 드물어질 것"이라며 "양도세 부담이 워낙 높아 한 번 매수한 집주인은 눌러앉게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공인중개사 D 씨는 "정부가 의도한 대로 양도세율이 높아지기 전까지 급매물이 일부 나올 것 같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전월세 매물이 감소하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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