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보다 5억원 비싸도 낙찰…서울 소형 아파트 경매 몰리는 이유는

7월 낙찰가율 101%…4월부터 4개월 연속 100% 초과
경매 물건, 실거주 의무 없어…소형 아파트, 대출 규제에 수요 집중

송파구 문정동 '문정시영 아파트' 전경 (지지옥션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지난달 27일 서울동부지법 동부1계에서 열린 경매에서 송파구 문정동 '문정 시영' 전용 46㎡는 13억 1200만 원에 낙찰됐다. 감정가(8억 원)의 16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감정가보다 5억 원 넘게 비쌌지만, 응찰자가 40명이나 몰렸다. 6월 말 같은 단지 전용 46㎡가 13억 7000만 원에 신고가를 쓴 것과 비교하면 낙찰가격이 약 6000만 원가량 낮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최근 4개월 연속 100%를 넘겼다. 4월부터 감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낙찰이 이뤄진 셈이다.

특히 대출규제 여파로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출까지 막히자 실수요자들이 가격 부담이 덜한 소형 아파트로 몰렸기 때문이다.

9일 경매·공매 데이터 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01%로 집계됐다. 전월(101.7%) 대비 0.7%포인트(p) 떨어졌지만, 4개월 연속 100%를 웃돌았다. 넉 달간 감정 평가액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1~9월까지만 해도 매달 90%대였다. 하지만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은 10·15 대책 시행 이후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100%대를 기록했다. 이어 3월 90%대 후반(99.3%)으로 잠시 떨어졌다가 4월부터 100%를 넘기고 있다.

경매 물건은 토지거래허가 대상에서 제외돼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젊은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최근 들어 눈여겨볼 점은 소형 아파트 경매 시장이 뜨겁다는 것이다. 대출규제가 계속되면서 가격 부담이 덜한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에 수요가 집중됐다.

실제 7월 기준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상위 10곳 중 7곳은 모두 전용 60㎡ 이하였다. 최고 낙찰가율(164%)을 기록한 송파구 문정동 '문정 시영'은 전용 46㎡(18평)였다.

낙찰가율 상위 2위(147.3%)인 광진구 자양동 우성 1차는 전용 52㎡(21평) 매물이었다.

통상 감정가는 경매 절차가 시작한 뒤 입찰이 이뤄지기 수개월 전에 산정된다. 서울 집값이 계속 오르는 가운데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받더라도 일반 시세보다 싸게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는 구조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 연구원 "대출규제와 전반적인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에 따른 부담이 커진 가운데 상대적 부담이 덜한 소형 면적이 경매시장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 아파트 경매 물건 내에서도 양극화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서울 아파트 낙찰률(매각률)은 38.3%로 전년 동기(43.4%) 대비 5.1% 떨어졌다. 경매에 올라온 아파트 10건 중 6건 넘게 유찰된다는 의미다. 투자 가치가 높은 일부 인기 물건에만 응찰자가 몰리는 일명 '옥석 가리기'가 뚜렷한 모습이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