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참사 후속…활주로 종단안전구역 '권고→의무' 강화
활주로 끝 안전구역 기준 일원화…LLZ 설치 지점까지 연장
항행안전시설 '부러지는 구조' 의무화…제동시스템 설치 근거 마련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국토교통부가 2024년 12월 무안공항 제주항공(089590) 여객기 참사 후속 대책으로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설치 기준을 대폭 강화한다. 권고 수준이던 종단안전구역 길이를 의무화하고, 항행안전시설물도 충돌 시 부러지거나 변형되는 구조로 설치하도록 해 유사 사고의 피해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30일 항공업계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27일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은 다음 달 10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확정될 예정이다.
무안공항 참사 당시 활주로 종단 너머에 설치된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은 여객기가 충돌하며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진 결정적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사고 이후 종단안전구역이 의무가 아닌 권고 수준에 머물러 있었고, 항행안전시설물도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는 단단한 재질로 설치됐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개정안의 핵심은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설치 기준을 의무화한 것이다. 현재 이 구역의 길이는 의무 기준과 권고 기준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국토부는 이를 권고 기준 길이로 일원화해 의무 기준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계기활주로는 120m, 분류번호 1·2인 비계기활주로는 30m, 분류번호 3·4인 비계기활주로는 240m 이상의 종단안전구역을 확보해야 한다.
기준 길이를 충족하더라도 추가로 구역을 연장해야 하는 경우도 명확히 했다. 정밀접근활주로는 방위각제공시설(LLZ) 설치 지점까지, 비정밀접근활주로와 비계기활주로는 도로·철로·건축물 등 첫 번째 장애물 직전까지 종단안전구역을 연장하도록 했다. 항행안전시설물이 종단안전구역 안에 설치되는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부지 여건상 종단안전구역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공항에 대한 대안도 마련했다. 공항개발기술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토부 장관의 인가를 받은 '제동시스템'(Arresting System)을 설치하면 종단안전구역 길이를 단축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했다.
제동시스템은 공학적 재료를 활용해 활주로를 이탈하거나 초과 주행하는 항공기를 기상 조건과 관계없이 효과적으로 감속시키는 시설이다. 기준 길이를 충족한 공항이라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 시스템을 추가로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구조물 안전기준도 함께 강화됐다. 종단안전구역, 착륙대, 유도로대 등에 설치되는 시설물의 기초구조물은 지반보다 7.5㎝ 이상 높지 않아야 한다. 시설물도 충격이 가해졌을 때 항공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부러지거나 변형되는 구조로 설치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부러지기 쉬운 재질'과 '부러지기 쉬운 물체'라는 용어를 새로 정의해 도입했다. 무안공항의 콘크리트 둔덕처럼 단단한 구조물이 충돌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제도에 반영한 것이다.
이 밖에 시계접근절차를 이용하는 활주로를 뜻하는 '비계기활주로' 정의를 신설하는 등 현행 제도 운용상의 미비점도 함께 손질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은 '공항비행장시설 설계 세부지침', '공항안전운영기준' 등 관련 행정규칙 간 정합성을 확보하고 공항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