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거래로 '셀러 파이낸싱' 관심…강남에선 "아는 사람은 알죠"

강남 전용 59㎡도 '매도자 6억 대출'…고가주택서 간헐적 활용
전문가 "불법 아니지만 리스크 커…확산은 제한적"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부동산 관련 세금 안내가 붙어 있는 모습 2026.7.22 ⓒ 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강남권에서는 은행 대출이 어려울 때 일명 '집주인 대출'로 종종 이뤄진 방식이에요. 아는 사람들은 아주 가끔씩 활용했던 방식이고, 엄청 놀라운 건 아니에요."(강남구 공인중개사 A 씨)

이재명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 거래를 계기로 집주인이 매수인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셀러 파이낸싱'(매도자 금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남권에서는 대출 규제가 강화될 때 일부 고가주택 거래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방식으로, 이번 사례를 계기로 시장 안팎의 관심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셀러 파이낸싱'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 원으로 묶은 지난해 6·27 대출규제 이후 강남권 일부 고가주택 거래에서 간헐적으로 이뤄졌다.

최근 매물로 나온 서울 강남구 자곡동의 한 700가구 규모 아파트 전용 59㎡도 금융권 대출 6억 원 외에 집주인이 추가로 6억 원을 빌려줄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어 관심을 끌었다.

강남구 공인중개사 A 씨는 "최근 대통령의 아파트 거래로 대중에게 제대로 알려졌을 뿐이지 강남에서는 이전부터 있었던 거래"라며 "대출 규제가 강력하거나 거래를 서둘러 마무리해야 할 때 주로 쓰다"고 말했다.

셀러 파이낸싱은 매수인이 잔금을 모두 마련하지 못했을 때 매도인이 일정 금액을 직접 빌려주는 방식이다. 이후 매수자는 약정한 시점에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고, 매도인은 채권 확보를 위해 근저당권을 설정한다. 매수인이 약속한 대금을 갚지 못하면 근저당권을 근거로 임의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

이 같은 거래는 과거에도 대출 규제가 강화될 때마다 등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2020년 15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을 당시에도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일부 이뤄졌다.

강남구 공인중개사 B 씨는 "초강력 대출 규제가 나올 때마다 강남권 초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집주인 대출 거래가 있었다"며 "대통령 사례처럼 17억 원대까지는 아니고 통상 10억 원 미만 수준에서 매도인이 자금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셀러 파이낸싱은 법으로 금지된 방식은 아니다. 매수인이 자금조달계획서에 개인 간 차입금을 기재하고 차용증 등 관련 서류를 갖추면 거래가 가능하다.

업계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셀러 파이낸싱에 대한 관심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제 거래가 크게 늘어나기보다는 초고가 주택이나 재건축 단지 등 일부 시장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에서는 셀러 파이낸싱이 비교적 활성화된 거래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거래가 늘면서 매수자의 소득과 직업, 신용기록 등 상환 능력을 확인하는 절차를 의무화하는 등 제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는 별도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계약서에 이자율과 상환 조건 등을 명확히 정하지 않으면 세무상 문제나 민사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불법은 아니지만 개인 간 거액의 자금 거래인 만큼 자금출처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부동산원이 소명 자료를 요구할 수도 있는 만큼 세무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하고 계약 조건도 명확히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