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토론 창구 꽉 채운 '용산 공급'…연내 부지 매각 불투명

주택공급 안건 1위 '용산 주택'…대다수 '1만 가구' 반대
공급 규모 논의 장기화에 후속 절차 차질…SH도 '부담'

용산국제업무지구 관련 의견이 올라온 모습 (기획재정부 '부동산 정책 토론' 사이트 갈무리)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 규모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 토론' 사이트에서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정부와 서울시 간 합의가 늦어지면서 부지 매각 계획이 불투명해지고 있어서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동산 토론회에서 관련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8000가구 vs 1만가구 의견 대립

16일 기획재정부 부동산 정책 토론 사이트에 따르면 전날(15일) 오후 4시 기준 주택공급분야 안건(219건) 중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공급 이슈(42건) 비중이 약 20%였다. 단일 이슈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은 용산 정비창 부지 약 45만 6099㎡에 업무·주거·상업 기능을 결합한 복합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의견을 낸 신청자 대부분은 기존 6000가구 공급계획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부가 1·29 공급 대책에서 발표한 1만 가구 공급에 반대한 것이다.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고 도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6000가구가 적정하다는 입장이다.

용산구 일대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용산업무지구 사업이 10년 넘게 지연되면서 우리는 흉물처럼 방치된 부지 옆에서 아이들 손을 잡고 다녔다"며 "그 사이 아이들은 초등학생에서 성인이 됐고, 또 계획을 바꾸면 주민들은 다시 몇 년을 끝없이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서울시는 6000가구에서 최대 8000가구 규모 공급을 계획했다. 정부는 1월 '1·29 대책'에서 서울시 계획보다 많은 1만 가구을 발표했다. 이후 공급 규모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서울시는 공급 물량이 1만 가구로 늘어나면 주택 비중이 기존 30%에서 50% 안팎으로 확대될 것으로 본다. 학교·교통시설 등 필수 인프라를 다시 설계해야 해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존 계획대로 중대형 주택 비중을 유지하기 어렵다고도 주장했다.

논의가 장기화하면서 후속 절차인 부지 매각 일정도 불투명해진다. 사업 시행자인 코레일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는 빠르면 올해 상반기 5개 규모 필지를 매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조성 토지공급 계획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지금까지 매각 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다. 연내 매각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택공급 물량이 정해져야 조성 토지 공급계획이 정해진다"며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모습. 2026.1.29 ⓒ 뉴스1 이호윤 기자
토지 분양 지연…SH, 재무 부담

후속 절차가 늦어지면서 SH(서울주택도시공사)도 답답한 상황이다. 최근 SH는 토지 매각이 지연되면 재무구조가 악화할 거라는 우려를 서울시에 표명했다. 매각이 늦어지면 자금 회수도 미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지방 공기업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SH 부채비율은 205.8%로 전년(194.8%) 대비 11%포인트(p) 확대됐다. 2023년(178.3%)부터 매년 오른 뒤 결국 200%대를 넘겼다.

업계는 반년 넘게 이어진 공급 규모 논란이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해소될지 주목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용산 주택공급 이슈는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도 뜨겁게 다뤄졌지만, 명확한 해법이 없어 실수요자들의 피로감만 커지고 있다"며 "이번 토론회에서 뚜렷한 방향이 나온다면 사업 추진에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woobi123@news1.kr